Citylife 제831호 (22.05.31) BOOK
▶베스트 바이 부활시킨 구원투수 『하트 오브 비즈니스』
베스트 바이는 미네소타에서 오디오 기기 할인점으로 출발해 세계 최대 가전 매장으로 성장했지만, 당시 아마존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이었다. 동종 업계 서킷 시티는 파산 신청을 했고, 전자·전기 관련 제품 체인 업계 라디오?碩� 같은 처지였다. 해외 진출 이후 내수 시장의 실적마저 잠식 중이었다.
비상 상황에 적임자라는 친구의 설득에 위베르 졸리는 침몰 직전의 배에 선장으로 승선했다. 그는 유통업에 대한 지식은 부족했지만, 이 회사에 바꿀 수 있는 미래가 있다고 믿었다. 그는 구조 조정과 자산 매각이라는 전통적인 회생 절차를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유통업을 잘 모른다는 걸 인정했고,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 미네소타 세인트클라우드시로 향했다. 그는 카키색 바지와 베스트 바이의 상징인 블루 셔츠를 입고 ‘최고경영자 수습’ 명찰을 달았다. 출근 첫 4일을 매장에서 일하며 직원과 고객의 눈으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했다. 직원들은 놀라울 정도로 업무에 집중을 못하고 있었고 문의를 해도 일하는 시늉만 했다.
사장실로 돌아온 그는 그럼에도 해고와 매장 폐쇄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고 매출 신장과 마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위베르는 먼저 ‘작은 승리’부터 만들어냈다. 직원들의 태도를 변화시키고 업무를 독려해 그 해 말 매출 규모를 지켜낸 것이다. 공급업체를 압박하는 대신 동반자로 삼아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의 ‘미니 매장’을 만들었다. 12만5000명의 직원들은 열정을 되찾았고, 열심히 일한 보상을 받았다. ‘기술로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자’는 새로운 사훈을 굳건하게 만들고 그는 회사를 떠났다.
그는 8년의 임기 동안 아마존에 잡아먹힐 뻔한 기업을 번영과 성장의 길로 되돌렸고, 아마존과는 오히려 파트너 관계가 됐다. 2019년 임기 마지막 해에 6년 연속 성장과 함께 수익이 3배로 뛰는 성적표를 얻었다. 졸리는 이곳에서 기업의 본질을 배웠다고 토로한다. 직원들 속에 감춰진 잠재력에 불을 당기는 놀라운 리더십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책이나 TV에서 숱하게 조명되는 똑똑하고 힘센 슈퍼맨 같은 리더는 한물간 모델이라고 꼬집는다. 목적과 인간관계야말로 비즈니스의 중심이며, 사업 기반을 조성할 때도 두 가지가 핵심임을 거듭 강조한다. 주주가치의 극대화만 꾀하는 모델도 위험하다. 기업의 목적은 공익에 기여하고 조화로운 방식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지어 ‘숭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개인들의 조직이라고 기업을 새롭게 정의한다. 기업의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오늘날 많은 직장인들은 일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세계적인 유행병’에 걸렸다. 이 병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기업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직원의 가슴에도 목적의식이란 불을 당겨야 한다. 이 책은 성공하는 기업에게는 무엇보다도 ‘휴먼 매직’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코미디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다 『젤렌스키』
[글 김슬기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1호 (22.05.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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