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경험하다!

2022. 5. 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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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지역 축제에 다녀왔다.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면서 조금씩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지역 축제도 하나둘씩 운영을 재개했다. 다시 돌아온 수원연극축제를 보며 오랜만에 문화 생활을 즐길 생각으로 현장을 찾았다.

코로나19로 멈춘 일상,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는 건 3년 만에 있는 일이다. 객석과 무대에서도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졌달까. 설치미술, 거리극, 서커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연극제에서 뜻밖에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ESC 시스템을 도입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만났다. 자연과 인간의 예술적 균형을 맞추는 자리! 새로운 축제 문화를 경험했다.

2022 수원연극축제가 열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경기상상캠퍼스.

수원연극축제가 열린 장소는 도심 속 울창한 숲이 있는 경기상상캠퍼스와 수원탑동시민농장이다. 이곳은 과거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있던 자리다. 2003년 농업생명과학대학이 관악캠퍼스로 이전하면서 유휴공간이 되었고, 2016년 경기도가 리모델링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했다. 

연극제는 장소의 특징을 반영해 숲과 어우러져 생태와 예술의 균형을 모색했다. 특히 올해 도입한 ESG는 E(Environment, 환경), S(Social, 사회), G(Governance, 지배구조)의 약칭이며,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종이 모자 햇빛 가리개, 친환경 종이로 만든 프로그램 북, 다회용기 사용 등 자연도 생각하는 특별한 행사.

축제·행사를 통해 발생하는 에너지와 쓰레기는 만만치 않다. 올해 들어 부쩍 ‘탄소중립’이라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지역 축제에서도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모습을 만난 것이 놀라웠달까.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행사장에 올 수 있도록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공연장을 알리는 표지판은 업사이클 안내판으로 만들었다. 홍보 부스에서는 야외 공연에 대비해 종이로 된 모자를 나눠줬고, 프로그램 북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의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제작되었다. 

주차장이나 잔디밭에 마련된 열린 무대를 보며 친환경 축제의 가능성을 만나다.

자연 속에서 열린 연극제는 가능한 무대를 세우지 않았다. 만드는데 자재가 많이 발생하는 대형무대는 줄였다. 곳곳에 있는 잔디마당과 주차장을 이용해 본래 있는 공간을 무대 삼아 배우들이 눈높이를 맞췄다. 관객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즉석에서 돗자리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다회용기, 비건 메뉴, 재활용 분리배출 등 축제 먹거리도 탄소중립!

축제에 빠질 수 없는 푸드트럭은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 비건 메뉴를 더했다. 동물을 사육하는데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니 먹을거리에도 탄소중립이 필요한 것. 행사장 내에서는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제공했다.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에서도 테이크아웃용 컵은 찾아볼 수 없다. 

재활용 분리배출도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여러 개의 쓰레기통을 설치해 바로바로 분리배출할 수 있었다. 다회용기를 반납하면서 우리가 줄인 일회용품 개수를 숫자로 확인하며 환경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었다.

가로수 가지치기를 통해 생겨난 잔가지로 제작된 그롤라 곰(Grolar Bear).

공연되는 작품에도 동물 보호, 기후위기, 탄소중립 등 시의성 있는 메시지가 담겼다. 수원탑동시민농장은 과거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운영하는 동물실험실이 있었다. 실험의 대상이 되었던 동물들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 ‘두 개의 길(바람컴퍼니)’과 ‘피, 땀, 눈물(극단 문)’을 만나볼 수 있었다.

수원시 내 가지치기 작업으로 생겨난 잔가지를 이용해 만든 설치미술 ‘그롤라 곰(극단 서울괴담)’은 회색곰 그리즐리(Grizzly)와 북극곰 폴라(Polar)의 혼혈종을 의미하는 그롤라 곰(Grolar Bear)을 표현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겨난 그롤라 곰을 전시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등 예술을 통해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의 새로운 장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탁 트인 돗자리 공연장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 새로운 축제 문화를 경험했다.

연극제를 보러 갔다가 친환경 축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껏 처음 경험해보는 축제라는 생각.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방법 중에 이런 것도 있구나, 크게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앞으로 지역 축제가 함께 고민하고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정책기자단|안선영tjsdudrhadl@naver.com
안녕하세요, 정책기자단 안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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