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범죄도시2', 한국판 '다이하드' 탄생할까

정한별 2022. 5. 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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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범죄도시2'로 돌아왔다. 마석도로 분한 그는 화려한 액션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범죄도시2'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미 451만 명이 관람하며 팬데믹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최다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 배우 마동석을 중심으로 하는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판 '다이하드'가 될 수 있을까.

'범죄도시2'는 지난 18일 개봉했다. 이 작품은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전편에서 조연출을 맡았던 이상용 감독이 이 작품의 메가폰을 잡아 1편의 열기를 이었다.


극장가 활기 더한 '범죄도시2'

돌아온 '범죄도시'는 전편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그리움을 자극할 만한 많은 요소들로 무장했다. 1편에서 자신이 솔로라고 말했던 마석도는 여전히 짝이 없어 소개팅을 하는 중이다. 진실의 방도 애용한다. 장이수(박지환)도 등장하는데 그는 전편 빌런 장첸의 이름을 입에 담는다. 15세 관람가 '범죄도시2'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던 1편에서 무거운 분위기를 한층 덜어낸 채 마동석 유니버스를 확장시켰다.

이러한 '범죄도시2'는 개봉 첫 주 누적 관객 수 350만 명을 돌파하며 코로나19의 유행과 함께 활기를 잃었던 극장가에 생명력을 더하고 있다.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인 '극한직업'의 개봉 첫 주 기록인 313만9,000여 명도 넘어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범죄도시2' 측은 "CGV 골든에그지수 99%, 롯데시네마 평점 9.8, 메가박스 평점 9.4를 기록했고 전무후무한 입소문까지 뒷받침하며 흥행과 호평 벨을 모두 눌렀다"고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이유를 분석했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범죄도시2'가 언급되고 있다. 마석도의 화려한 액션과 악인이 응징당하는 통쾌한 스토리는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만 웃음 코드로 들어가 있는 일부 대사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범죄도시2'의 인물들은 중간중간 재치 있는 농담을 뱉어내는데 웃음을 요구하는 듯한 이러한 말들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로 느껴진다는 게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니 내 누군지 아니?"…손석구에겐 없는 유행어

손석구가 '범죄도시2'에서 강해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강해상은 '범죄도시2'의 빌런이다.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는 1과 2 모두 악역이 시리즈를 이끄는 마석도 만큼이나 돋보였다. 시즌1에서 장첸 역을 연기했던 윤계상은 이 작품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까지 받았다. 윤계상은 "니 내 누군지 아니" "혼자 왔니" 등의 유행어를 만들었고 유쾌한 짤(웃기는 사진)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손석구가 맡은 강해상 캐릭터에게는 이러한 일들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론 '범죄도시2' 속 손석구의 연기가 전편의 윤계상에 비해 부족했던 건 아니다. 강해상은 잔혹했고 돈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 강해상이 보여준 액션 또한 화려했으며 손석구는 맡은 역할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다만 임팩트 있는 대사가 부족했고 장첸의 질끈 묶은 머리처럼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외적인 특징도 거의 없었다. 광기가 은은하게 느껴지는 눈빛을 제외하면 강해상의 겉모습은 평범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결을 지닌 악역의 등장은 '범죄도시2'가 시리즈로서의 성공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아무리 훌륭한 음식이라도 항상 먹는다면 질리기 마련이다. 마석도의 설정이 '싸움 잘하는 형사'로 고정돼 있는 상황 속에서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은 그와 대립하는 악역의 유형을 바꾸는 것이다. 이에 '범죄도시2'는 전편에 비해 조금 덜 자극적이지만 새로운 맛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시리즈의 기획자, 제작자이자 주연 배우인 마동석은 '범죄도시2'의 기자간담회를 찾아 작품을 소개하며 "1편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에 8편 정도의 프랜차이즈를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정해놨다"고 밝힌 바 있다. 마동석 유니버스의 확장 속에서 '범죄도시'가 한국판 '다이하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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