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초소형위성 개발자 "발사·통신 성공 간절히 기원"
(서울=연합뉴스) 문다영 기자 = "위성을 누리호에 결착(結着·binding·묶어서 붙임)하고 왔는데, 발사까지 불안해서 어떻게 기다리나 싶습니다. 제발 통신만 되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박사과정 학생 강대은(29)씨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를 기다리는 심정을 26일 이렇게 밝혔다.
그가 개발을 총괄한 큐브위성 '미먼'(MIMAN)은 2차 발사 누리호에 성능검증위성과 함께 실려 우주로 갈 큐브위성 4기 중 하나다.
큐브위성은 간단한 임무를 수행하는 초소형 위성의 일종이다. 미먼의 크기는 가로·세로 10㎝, 높이 34㎝로, 생김새는 우유팩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크다.
"미세먼지를 촬영하는 위성이기 때문에 이름은 '미먼'"이라는 게 강씨의 담백한 설명이다. 위성 이름을 정할 때 먼지가 많이 일어나는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매드맥스' 등 다양한 후보가 있었지만 결국 '미먼'으로 정해졌다.
미먼은 고도 700km의 저궤도에서 지구 주위를 공전하면서 한반도와 서해 상공의 미세먼지를 촬영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는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제공하는 미세먼지 관측정보를 보완하는 역할이다.
강씨는 "천리안2B호 위성 고도가 높다 보니 촬영한 이미지가 미세먼지인지 구름인지 구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낮은 고도에서 높은 해상도로 미먼이 촬영한 데이터를 제공하면 (천리안 2B호 데이터에서) 구름을 구분하는 '클라우드 마스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천리안2B호 위성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협업해 더욱 정확한 미세먼지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것이 강씨의 설명이다.
강씨는 미먼 개발 과정에서 힘들고 아쉬웠던 점으로 코로나19로 위성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았던 점을 꼽았다.
부품은 오래 전부터 큐브위성에 대한 연구개발을 많이 해 온 해외 업체에서 수입하게 되는데, 코로나19로 생산 공장이 멈추면서 제때 조달되지 못했다고 한다.
강씨는 "(수급 시기가) 예상보다 1년 반에서 (늦으면) 2년까지도 늦춰지면서, 급하게 테스트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며 "위성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배터리는 작년 8월에 조립을 마치려 했는데 작년 11월에야 도착했다"고 했다.
이어 "배터리가 도착하는 대로 중요한 테스트는 1∼2주 만에 끝내야 했다"며 "부품이 늦게 오면서 환경실험 일정도 미뤄져서 올해 4월 마지막 주에야 모든 실험이 끝났다"고 했다.
연세대 학부생과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위성 개발팀 '큐브샛연세'는 미먼 설계로 201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개최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선발된 이래 지금까지 4년째 미먼만을 개발했다.
개발팀은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수학과, 전기·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컴퓨터공학과 등 다양한 학생들로 이뤄져 있다. 개발기간이 긴 만큼 개발팀 학생 중 일부는 이미 졸업해 취업했고 일부는 대학원으로 진학해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누리호 2차 발사일은 6월 15일이지만, 미먼 개발팀은 그 후로도 보름 정도 더 초조하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게 된다. 미먼의 성공 여부는 지상국과 통신이 되는지 확인해야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미먼은 12시간을 간격으로 한반도 상공을 지나기 때문에 누리호가 오후 4시에 발사된다면, 오전 4시와 오후 4시에 (지상국에서) 통신할 수 있다"며 "통신 시도를 대비해 발사 1주일 전부터 팀 구성을 해서 미먼이 사출(射出·ejection·위성이 분리되는 것)되는 날까지 지상국 운영 훈련을 하게 된다"고 했다.
미먼은 발사 2주 후인 내달 29일 성능검증위성으로부터 사출될 예정이며, 이르면 그 다음날부터 위성과 통신할 수 있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강씨는 "누리호 발사도 성공하고 성능검증위성도 (궤도 진입에) 성공해야 마지막에 저희 위성이 (성능검증위성으로부터 사출돼) 나올 수 있다"며 "앞의 임무들이 성공하기를 자연스럽게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간절한 마음을 털어놨다.
ze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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