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북한의 COVID-19 발생과 이상한 '애민주의'
지난 4월 한 달 동안 김정은 집권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각종 군중대회와 4.25 열병식은 북한 각 지역의 주민, 학생, 군인들을 평양에 불러들였고, 그들의 수고스러운 성과는 그들을 다시 평양으로 불러들여 최고지도자와의 기념사진 촬영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가 가동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 덕분에, 평양시를 중심으로 북한 전 지역으로 발열환자들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북한 당국은 5월 12일 새벽 정치국 회의를 긴급히 개최해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을 발표했고, 국가방역체계를 최대 비상방역체계로 전환했다.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는 또 다시 발동했다. 13일에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해 모든 도·시·군들의 지역 봉쇄와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며 사업단위·생산단위·거주단위별 격폐조치와 유열자들의 격리조치를 지시하고, 15일에는 정치국 비상협의회를 주재하며 "악성 전염병의 전파가 건국 이래의 대동란"이라며 가정에서 준비한 상비약품들(1호 약품)을 어렵고 힘든 세대에 보내달라며 약품을 직접 기부하는 지도자 상까지 보였다. 노동신문과 조선TV 등 북한 공식 매체들은 연일 자가치료 방법과 일종의 '대증요법'인 '고려치료방법'과 해열·소염제 효과가 있다며 버드나무 잎을 달여 먹는 것 등을 연일 소개하고, 16일에는 이례적으로 2년 4개월 동안 금지해왔던 항공기 운항을 재개하며 대형수송기 3대를 심양 공항에 보내 대량의 의약품을 싣고 왔다.
김 위원장의 애민주의가 통했는지, 북한은 코로나 발생 보도 닷새 만에, '전염병 전파가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한 지 하루 만에, 그리고 중국의 의약품이 북한에 들어온 그 날로 코로나 확산이 호전세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구체적인 통계수치 발표로 코로나 확산 호전세를 선전했다. 코로나 감염으로 추정되는 신규 발열 환자 규모가 13일 17만 4440명, 14일 29만 6180명, 15일 39만 2920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16일부터는 20만 명대로, 21일부터는 10만 명대로 꾸준히 감소하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23일부터 나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통제가 김정은의 애민주의 결과라고 보기에는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첫째, 북한 내 코로나 확산이 오미크론 변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서 보여지는 오미크론 확산 추이와 사망자 연령대의 통계 수치가 너무나 다르다. 둘째, 북한의 보건환경이나 의료시설 및 의약품 사정이 열악하고 북한 주민들의 영양상태도 좋지 않다. 셋째, 모든 지역 봉쇄와 사업단위·생산단위·거주단위별 격폐조치에도 불구하고 평양시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모내기 등 영농작업 등이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홍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 확산이 일부 간부들의 무책임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점이 연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확산을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이면에는 북한 당국의 다급함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김정은 집권 10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충성심을 독려하고자 했던 일련의 행사들이 코로나 청정국을 이끌어 왔다고 선전한 김정은 지도력의 현실을 드러나게 했기 때문이다. 둘째, 모내기 시즌이다.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농업우선 정책을 내세웠는데, 코로나로 제때 모내기를 못한다면, 북한의 식량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미 7차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도발을 단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내부적 안정이 필요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끝나자마자 북한은 다시 3발의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다. 북한의 코로나 안정세가 정치방역의 결과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회복을 위한 방역의 결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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