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스피드 위한 급속충전 '피트스톱'

노만영 2022. 5.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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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몇 초만에 연료공급과 타이어 교체를 마쳐라
F1경기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재사고, 그 이유는?
영국 대형병원이 페라리팀과 제휴를 맺은 사연
[사진=슈퍼레이스]

(MHN스포츠 노만영 기자) '레이싱의 꽃' 피트스톱. 스피드 경쟁에 팀워크와 전략을 불어 넣어주는 피트스톱은 레이싱에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해준다. 

지난 21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22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2R 슈퍼 6000 클래스 150km 레이스에서 국내에선 흔히 볼 수 없는 피트스톱(Pit Stop)이 진행됐다.

[사진=슈퍼레이스]

피트스톱이란 레이싱 경기 중 차랑이 정비지역인 피트(Pit)에 들어와 정차(Stop)하는 것이다. 피트는 트랙의 출발선과 나란하게 만들어진 정비지역으로 피트로 들어가기 위해선 피트 로드(Pit Road)라 불리는 별도의 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레이스 도중 피트스톱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트스톱의 목적은 크게 연료 충전과 타이어 교체다. 300km이상의 내구 레이스(Endurance Race)에서는 처음 충전한 연료로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이 때문에 피트스톱을 통한 중간급유가 불가피하다. 

[사진=슈퍼레이스]

단거리 레이스에선 연료 충전없이 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차량보다 무게가 가벼운 레이싱카의 특성상 연료를 많이 주유할 수록 그만큼 차량의 속도를 저하시킨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연료를 가득 채우지 않고 피트스톱을 활용해 급유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그러나 피트스톱에서의 중간급유는 항상 화재의 위험을 동반하고 있다. 1994년 독일 호켄하임 서킷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F1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베네통 포드 팀의 급유 과정에서 실수로 기름이 엔진에 분사되면서 근처에 있던 크루들에게 불이 옮겨붙은 참사가 발생했다. 드라이버였던 요스 페르스타펜은 불길에 휩싸이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는데, 다행히도 근처에 있던 동료가 소화기로 재빨리 불을 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급유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화재에 대비해 근처에 있는 크루가 소화기를 들고 있다 [사진=슈퍼레이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중간 급유의 위험성이 줄곧 제기됐고 결국 지난 2010년 포뮬라원(F1) 대회부터는 피트스톱에서의 급유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F1에서의 피트스톱은 타이어 교체와 장비 점검에 집중된다. 레이싱용 타이어는 바닥과의 강한 접지력을 바탕으로 추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타이어보다 부드러운 재질로 제작된다. 따라서 몇번의 레이스에도 타이어가 금방 마모된다.

[사진=슈퍼레이스]

문제는 타이어 교체 시간을 최소한으로 단축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크루들의 역할이 세분화되며 차량이 피트에 들어온 순간부터 곧바로 달려들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한다.

먼저 '잭맨'이라 불리는 진행 요원이 피트에 들어온 차량을 들어올려야 한다. 잭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잭맨'이라 불린다. 잭맨이 차를 들어올리면 타이어 담당 크루들이 재빨리 교체를 진행해야 한다.

바퀴 하나 당 세명의 인원이 투입되는데 한 명은 휠을 보고, 다른 한 명은 타이어를 제거하며, 나머지 한 명은 새 타이어를 장착한다. 신속한 타이어 교체를 위해 차량의 양쪽을 잡아주는 일명 '스태빌라이저'라 불리는 크루들도 존재한다. 

[사진=슈퍼레이스]

차량이 약속된 자리에 정차해야 잭맨이 다치지 않고 차를 들어올릴 수 있고, 타이어 크루들도 최소화의 이동으로 타이어를 갈아 끼울 수 있다. 따라서 안전하고 신속한 피트 스톱을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정차 능력도 필수적이다.

피트스탑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까? 

세계적인 레이싱 팀은 레드불 레이싱팀은 지난해 4월 러시아 그랑프리에서 타이어 교체 후 출발까지 1.86초를 기록했다. 레드불 팀은 앞서 2019년 독일 그랑프리에서 1.88초 만에 피트스톱을 완료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일사분란한 크루들의 움직임은 레이싱 분야를 넘어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 미쳤다. 영국의 병원들은 응급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신속한 초동 조치를 위해 절차를 개선하는 등 피트스탑 과정에서 노하우를 얻는다. 이 때문에 영국의 병원들은 세계적인 레이싱팀들과 제휴를 맺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영국 그레이트오몬드스트리트병원은 페라리팀, 웨일즈대학병원은 윌리엄스팀과 제휴를 맺고 있다.  

[사진=슈퍼레이스]

그렇다면 국내 레이싱팀들의 피트스탑 속도는 어땠나?

이번에 국내에서 열린 슈퍼레이스의 경우 내구레이스의 성격으로 피트스탑 시 급유와 타이어교체를 모두 진행할 수 있었다. 국내에선 피트스탑을 접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출전팀 중 피트스탑을 경험했던 한국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팀 역시 피트스탑까지 14초가 소요됐다.

타이어와 연료 투입까지 41초가 소요된 팀도 있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타이어 교체 없이 급류만은 빠르게 진행한 채 레이스를 이어갔다. 내구레이스라곤 하지만 이벤트성격이 강한 150km의 짧은 코스였기 때문에 타이어 교체 없이 경주가 가능했다.

[사진=슈퍼레이스]

이처럼 피트스탑은 레이싱 종목에 스피드 뿐만 아니라 팀워크, 전략 등의 요소를 더해 경기에 다채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해주고 있다. 이번 슈퍼레이스를 계기로 국내 경기에도 피트스탑이 보편화되길 기대해본다.

[사진=슈퍼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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