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후속작' 성공 방정식 "범죄도시2에서 배우자"

문원빈 기자 2022. 5. 26.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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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일주일 만에 누적 관객 400만 돌파' 1편보다 재밌다는 평가 줄줄

- 영화 '범죄도시2' 티저 예고편

최근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렸던 영화가 있었다. 바로 '범죄도시2'다. 

마석도 형사(마동석)가 하얼빈에서 부산, 창원을 거쳐 서울로 올라온 신흥 범죄조직 흑룡파 두목 장첸(윤계상)을 체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도시 1편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기 때문이다.

범죄도시는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와 화끈한 액션이 매력적인 영화다. 특히, 1편은 기자가 영화의 배경 지역인 가리봉동에서 거주했던 시기에 개봉해서 몰입감이 더욱더 살아나기도 했다. 물론 실제로는 가리봉 시장이 아닌 대림 중앙시장에서 촬영한 바람에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랐는데, 이런 부분들을 비교하면서 감상하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로 작용했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매번 속편으로 실망시킨 영화가 한 둘이 아니었지 않는가. 1편을 너무 재밌게 감상한 탓에 마음 한 켠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 영화 '범죄도시2' 장면 中

범죄도시2는 1편과 비슷한 구도로 시작됐다. 인질을 앞에 두고 칼을 휘두르는 범죄자를 마석도 형사가 순식간에 제압하는 장면은 전편의 기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드는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간단하게만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마석도 형사와 금천 경찰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살인자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 대한 소감은 '재밌다'라고 간결하게 표현하고 싶다. 이는 영화가 추구하는 목적과 범죄도시라는 영화의 본질을 확실하게 꿰뚫은 최고의 평가다. 범죄도시2를 관람했다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극장에 웃음과 감탄사가 끊이지 않는 것을... 배우들의 연기력과 유머 그리고 마석도의 강력한 펀치가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조절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스릴러 장르로써 긴장감이 없냐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 않다" 범죄도시 1편은 18세 관람가로 청소년 관람불가였던 반면, 2편은 15세 관람가로 1편보다 수위가 낮다. 스릴러 영화에서 18세와 15세 등급은 연출 및 표현의 자유도와 직관될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다. 그래서 2편이 15세 관람가로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스릴러 장르의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표현 수위에서는 당연히 1편보다 다소 약하게 표현됐지만, 이미 D.P, 연애 빠진 로맨스, 나의 해방일지 등 여러 작품으로 연기력을 증명한 손석구 배우가 그 아쉬움을 민들레 씨앗이 하늘로 날아가듯 시원하게 해소시켰고, 덕분에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유지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 강해상 역을 맡은 손석구 배우(영화 범죄도시2 장면 中)

긴장감 제공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범죄도시'라는 IP(지적재산권)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확실하게 파악했다는 것이다. 보통 인기작들의 속편은 내용이 산으로 가거나 기존 세계관이 갑자기 붕괴되면서 몰입도를 급감시키는 경우가 많다.

가령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예로 들면 1편부터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가 등장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신비한 동물 사전에서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가 등장한 시기는 1927년. 1935년생인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는 절대 존재할 수 없다.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 어머니의 이름이 '이소벨 로즈'라 부모라는 설정도 불가능한 일이다. 기자는 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몰입감을 크게 상실했다.

이렇듯 속편이 출시될 때 세계관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상용 감독과 마동석 배우가 이 부분을 고려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범죄도시2는 마석도 형사의 타격감과 유머, 강해상의 잔혹함을 부각시키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에 대한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마석도 형사가 1편보다 더 날렵해진 느낌인데?", "장첸을 겪은 탓인지 더 괴물이 됐다", "강해상이 사람을 잘 죽이네", "1편의 막내였던 강홍석 형사(하준)가 잘 컸네"라는 감탄만 할 뿐이다.

이상용 감독의 노림수는 성공했다. 지난 18일 정식 개봉한 범죄도시2는 개봉 2일 만에 100만, 4일 만에 20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일주일 지난 현재 누적 관객수 417만 명을 돌파해 500만 명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 5월 31일 쇼케이스를 준비 중인 미르의전설2 후속작 '미르M'

범죄도시2를 감상하면서 넥슨 마비노기M, 히트2, 위메이드의 미르M,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이모탈,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M,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최근 후속작을 발표한 기존 인기 게임들의 소식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게임도 영화와 다르지 않다. 원작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후속작은 의외로 드물다. 특히, 모바일을 의미하는 'M'이라는 단어가 붙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후속작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해당 IP들 중에는 랭커까지 도달한 게임도 있는 반면, 리뷰만 작성하고 떠나보낸 경우도 많다. 그 게임들을 어떻게 즐겼던 간에 게임 전문 기자로 활동하는 만큼 모든 후속작이 기존 팬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길 바란다는 마음이 그 무엇보다 크다.

IP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살려낸 '범죄도시2'는 후속작이 나아가야 할 좋은 예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특정 IP의 후속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 후속작의 초안을 기획하는 개발자, 어떤 IP의 후속작들 선보일지 고민하는 개발자가 있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던전앤파이터M'이 게이머들의 과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선보였는데도 그 게임성을 인정받아 역대급 이용률을 자랑했고 이후 모바일 마켓 매출 상위권까지 기록하는 모습을 보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이나마 상승시켜줬다.

- 후속작으로 좋은 평가를 얻은 '던전앤파이터M'

대부분 게임 리뷰에는 초반부 재미있었던 부분을 소개하고 후반부에는 아쉬웠던 대목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리뷰를 작성하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취향을 저격하거나 정말 잘 만들고 재미도 있어서 리뷰 기사에 '재미있다'라고 딱 한 마디만 쓰는 신작 혹은 후속작이 나타날까?"

물론, 기자가 영화 평론가였다면 범죄도시2를 '재미있다'라고만 표현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매달 영화관을 찾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2년 동안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게임 기자로 활동하는 동안 이런 게임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그래도 그런 즐거운 꿈을 꾸기에 기대감이 생기는 법. 출시일을 맞이한 게임들이 '인생 게임'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을 가지면서 매일 새로운 게임을 기다린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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