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도 안 나가요" 뚝 끊긴 아파트 거래.."8월엔 요동칠 수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서울시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에 전세매물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2.05.23.

"이번 달에는 계약을 한 건도 못했어요. 매물은 많은데 매수 문의가 없으니 거래가 없어요."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A공인중개소)
"하루종일 (매수) 문의가 없어서 휴대폰이 고장 났는지 새삼 쳐다볼 정도입니다. 매도자만 언제 팔리냐고 연락이 오네요." (송파구 잠실동 B공인중개소)

새 정부 들어서도 거래절벽 현상은 여전하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으로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은 쌓였지만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괴리감이 커 좀처럼 거래로 연결되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오는 8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종료 여파로 전세시장에 변화가 생기면 매매시장에도 변곡점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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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두자릿수 늘었지만 거래는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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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아파트 실거래가 앱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1612건으로 지난달 25일(5만4168건) 보다 13.7% 늘었다. 25개 자치구별 매물 수 증가율을 보면 용산구(19.1%), 송파구(18.1%), 동대문구(17.4%), 금천구(17.2%), 강남구(16.4%) 순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적용 이후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렸지만 거래는 뜸하다. 대출규제와 금리 인상 등에 매도자들이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한달 동안(24일 기준) 아파트 매매 거래는 631건에 그쳤다. 지난 2월 811건을 기록한 후 3월 1437건, 4월 1682건 등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였으나 이달 들어 다시 주춤하다.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매수 문의도 없고 전화도 잘 없다"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26평 호가가 10억원대이기 때문에 대출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금리 인상 등에 예민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중개소 대표는 "매물이 쌓여있다. 이달 초에 급매는 나갔는데 지금은 그것조차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 괴리감이 예전보다 더 커졌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A중개소 대표는 "매수자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매도자들은 내놓은 가격에 받고 싶어 한다"고 했다. B중개소 대표는 "일부 급매 외에는 집주인들도 버틴다"면서 "호가는 안 내려간다"고 했다.

이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시장 전망 기대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수자는 금리인상과 새 정부의 공약대로 공급이 확대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 또는 안정화 될 것으로 보지만 매도자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일정 기간 공급 부족에 따라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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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세가격 상승, 매매시장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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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만료되는 오는 8월 전세시장 불안 정도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끝나는 3분기 전세가격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있다"면서 "생각보다 임대차 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추격 매수 수요가 생기고 그렇지 않더라도 전세가 상승은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세시장이 불안하면 매매시장도 자극한다"면서 "한꺼번에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건이 거래되더라도 그 영향은 크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마포동과 옥수동은 전용 59㎡ 아파트 전세가격이 3억원에서 5억원까지 이중가격이 형성된 곳들이 있다"면서 "집주인들이 새롭게 계약할 때는 5억원으로 올리고, 이후 4년 동안 인상분까지 반영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세가격이 뛰면 강남에서 강북,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이사하거나 빌라나 다세대 등 아파트 대체주택으로 갈아타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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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민 기자 bkm@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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