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가장 은밀한 곳, 그곳엔 사우나에 메이크업실도 있었다 [포토버스]
청와대에서 가장 은밀한 공간이자 그간 베일이 쌓여있던 관저의 내부가 공개됐다. 문화재청은 청와대 관저·본관 내부 일반인 개방을 하루 앞둔 25일 두 곳의 출입문을 취재진에게 먼저 열어줬다.
청와대 본관 동편에 있는 관저로 향하는 길은 오르막길의 연속이었다. 시화문에서 출발해 관저 입구 인수문에 도달하자 한 문화재청 관계자가 "청와대 경내에서 근무해보니 하루 평균 15000~20000보는 걷게 된다"고 말했다. 가쁜 숨을 고르고 인수문을 통과해 오른쪽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갔다.
관저 내부는 연회실, 접견실, 메이크업실, 주방, 거실, 침실, 화장실 등의 순서로 볼 수 있었다. 너무 넓은데다 주인이 없는 빈집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휑했다. 마치 모델하우스를 보는 듯한 느낌 마저 들었다.
대통령이 생활했던 침실은 관저 가장 안쪽에 있었다. 침실 화장실엔 사우나 시설을 갖춘 샤워실이 딸려 있었고 드레스룸도 널찍했다. 침실의 2배 정도 되는 넓이의 거실엔 소파, 벽난로, TV가 있었다. 공간을 이동하는 복도에 피아노, 의재 허백련 손자인 허달재 대형 그림 등이 보였다.
지난 10일 관저 뜰을 개방해 인수문 안쪽까지 관람할 수 있었지만, 내부는 볼 수 없었다. 오늘(26일)부터는 관저 창문을 개방해 뜰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지만 들어갈 수는 없다.
붉은 카펫을 따라 이동하니 서양식 분위기의 인왕실이 보였다. 천장과 벽, 바닥이 모두 흰색이어서 밝고 화사했다. 인왕실은 간담회나 오찬, 만찬, 공동 기자회견 등이 열렸다고 힌다. 벽면에는 통영 출신 화가 전혁림이 2006년 완성한 '통영항'이 걸려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 청사엔 없는 공간인 영부인 집무실(무궁화실)로 향했다. 무궁화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접견 공간 외벽에 걸린 역대 영부인 사진이었다. 맨 오른쪽 하단에 김정숙 여사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1층 가장 서쪽엔 국무회의를 진행했던 세종실이 있다. 조선 시대 왕의 존재와 권위를 상징하는 회화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를 닮은 커다란 그림과 '훈민정음' 문구 일부가 벽면에 걸려 있었다. 이번 본관 일반 공개에서 세종실은 제외됐다.
본관의 상징적인 공간인 계단을 올라가니 건립 당시 그려진 김식의 ‘금수강산도’가 보였다. 2층에 올라 계단을 내려다보니 Y자 형태였다. 2층엔 대본관의 핵심공간인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이 있다.
집무실에는 무궁화와 봉황 장식 앞에 놓인 책상, 회의를 할 수 있는 탁자와 의자가 있었다. 바닥은 학, 사슴, 거북 등을 그린 현대판 십장생도로 장식돼 있었다.
십장생도는 집무실과 연결된 접견실에도 있었다. 벽면에 황금색 십장생 문양도가 있고, 창문은 한지로 마감해 한국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24일 0시를 기준으로 청와대 관람 누적 신청 수는 543만명을 돌파했다. 개방일부터 14일간 누적 관람객은 총 39만7723명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3일부터 내부관람이 가능해진 영빈관과 춘추관에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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