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냅 쇼크'..기술주, i공포에 떤다

이태윤 2022. 5. 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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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스냅 쇼크’였다. 유동성 잔치가 끝나며 휘청이던 기술주에 경기 둔화 우려까지 가세했다. 미국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의 주가 폭락에 24일(현지시간) 나스닥은 2.35% 급락했다. 네이버는 25일 장 중 52주 최저점을 경신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과 같은 2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는 하루 전인 24일, 전 거래일보다 4% 넘게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25일 장 중에는 26만2500원까지 밀렸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에만 29.3% 내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2.43%)의 배가 넘는다. 지난해 7월 고점(46만5000원)과 비교하면 42.8% 급락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카카오 상황도 비슷하다. 25일 카카오 주가는 8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올해 초(11만4500원)보다 28.56% 내렸다. 시가총액도 올해 초 코스피 6위에서 10위로 쪼그라들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뛰고 인건비 등이 급등하는 환경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불리하다”며 “커머스나 콘텐트 사업 등 투자한 곳에서 성과가 나고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 약세는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며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의 속도를 올리자 올해 들어 나스닥 지수는 27.5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지수(-12.7%)나 S&P 500지수(-17.8%)보다 하락 폭이 크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투자전략 팀장은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수혜주로 상대적으로 고평가된 측면도 있어 최근 낙폭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4일(현지시간)엔 동영상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서비스하는 회사 스냅이 기술주 폭락에 특히 영향을 미쳤다. 스냅이 전날 마감 후 “2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공시에서 밝히자, 24일 하루에만 주가가 43.08% 급락했다.

경기 둔화 속 광고비 축소 등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스냅 발(發) 공포는 기술주 전반으로 퍼졌다. 메타(-7.62%)와 테슬라(-6.93%)는 7%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며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테슬라(-6.93%),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4.95%), 트위터(-5.55%), 엔비디아(-4.40%), 아마존(-3.21%), 애플(-1.92%) 등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빌 애크먼

영국 시티인덱스의 피오나 신코타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어려운 시기에 기업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는 분야 중 하나가 광고비”라며 “기업과 경제 전반 상황이 예상보다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기업의 광고비 축소와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상황에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거물들이 Fed가 벌이는 물가와의 싸움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높은 안목과 판단력으로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치솟는 물가를 멈출 방법은 Fed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거나, 경제가 무너지는 것밖에 없다”고 적었다. 애크먼은 “Fed가 자기 일을 하지 않으면, 시장이 Fed의 일을 대신하게 되고 그게 지금 벌어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쏘시에이츠 CEO인 레이 달리오는 한층 더 비관적이다. 달리오는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Fed가 경기를 꺾지 않고 효과적으로 수요를 줄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구매력이 사라지는 줄 아느냐”며 “현금은 쓰레기”라고 말했다. 달리오는 2년 전에도 비슷한 주장을 했지만 이번에는 “주식은 더 쓰레기”라며 주식에 대한 비관적 전망까지 얹었다.

이태윤·김연주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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