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尹 정부 체육정책 성공, 기금조성 토토 활성화에 달렸다

박순규 2022. 5.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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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체육진흥기금 90%를 스포츠토토가 담당, 현실은 각종 규제로 정체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체육 정책이 결실을 맺고 성공하기 위해선 체육진흥기금 활성화를 억제하고 있는 각종 규제와 제도의 혁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식을 갖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더팩트 DB

[더팩트 | 박순규 기자] 기대와 희망 속에 윤석열 정부가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 5년간 급격한 체육 패러다임의 변화로 외면당한 국내 스포츠계도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국내외 당면 위기와 난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취임식에서 역설한 윤석열 대통령의 체육 정책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생활 체육으로 급격하게 패러다임이 변화되면서 나타난 각종 스포츠 현장의 규제와 경기력 저하, 예산 축소 문제 등이 이제 자유롭게 풀려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균형을 찾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체육 관련 주요 국정 목표는 생애주기별 스포츠 활동 지원 스포츠 인프라 확충 등으로 스포츠 저변 확대 국가 위상에 걸맞은 전문체육 지원 강화로 스포츠 경쟁력 강화 스포츠R&D 확대를 통한 스포츠산업 육성 스포츠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 도모 국제스포츠 인재 양성, ODA 체계화로 국제 경쟁력 강화 및 위상 제고 등 6가지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이다.

새 정부의 체육 정책 방향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새 정부 체육 정책의 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는 윤석열 정부의 체육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규제를 보완하고 어떤 혁신 조치가 필요한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편집자 주>

◆정체된 체육진흥기금, '자유와 혁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체육계는 사실상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1년 정부 체육 예산 1조 7594억원 중 1조 5958억원이 기금으로 조성됐다. 2022년 국민체육진흥기금은 1조 7195억 규모로 정부 체육 예산 2108억 대비 약 8배에 달한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경륜, 경정 등의 사업으로 조달되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전체 기금 중 약 90% 이상이 체육진흥투표권으로 조성돼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의 활성화가 바로 대한민국 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금지원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중적이다. 스포츠토토에 기금 대부분을 의존하면서도 막상 스포츠토토 사업에는 많은 제약과 문제를 방치,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이 정체를 겪고 있다. 체육진흥투표권은 코로나19로 인한 구매력 감소, 과도한 사업 규제에 따른 경쟁력 약화 및 가상화폐 시장의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체육진흥기금의 약 9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둘러싼 사업환경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장세가 꺾이거나 지속적으로 정체될 것이 우려되며, 이는 곧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기금조성에도 한계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체육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유와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불법스포츠 도박 확산, 막대한 공적 기금 및 국가 세수 손실
불법스포츠도박의 확산으로 인한 막대한 공적기금 및 국가세수 손실도 큰 문제다. 합법 투표권 사업 시장이 각종 규제로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스포츠도박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2020년 3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전후 불법스포츠도박의 추이와 대책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20년 기준 불법스포츠토토 시장규모는 무려 연간 20조 1870억원에 달하며 세수 손실 또한 6조167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불법스포츠도박 문제는 국부유출 및 불법자금 세탁 등으로 연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하경제의 한 부분으로 탈세가 이루어지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 간의 불법스포츠도박 시장규모를 기준으로 세금 및 기금의 손실액을 추정하면 약 30조에 달하는 엄청한 규모다.

또한, 불법스포츠도박의 확산은 체육진흥투표권의 기금 확보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각종 사회적 문제(도박중독, 개인파산, 가정파탄, 지하경제 양산 등)를 발생시키고 있어 강력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은 아시아의 빛으로 조명을 받았다. 제2의 손흥민을 키우기 위해선 선수육성의 저변 확대와 재정적 지원을 위한 체육진흥기금 활성화가 필요하다.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골든부트'를 들어보이는 손흥민./남용희 기자.

◆불법스포츠 도박을 강력하게 막아야 체육진흥기금의 안정적 조성 가능

불법스포츠도박 확산을 막아야 체육진흥기금의 안정적 조성이 가능하다. 불법스포츠도박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단속의 실효성 확보 및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한데 현실은 제도가 단속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가 복제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는 약 1~2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불법 도박사이트 신고·차단처리 절차는 약 1개월 이상이 걸려 차단 실효성이 한계에 봉착, 사실상 불법스포츠도박 확산이 방치되고 있다.

불법도박 및 사행성 정보에 대한 신속한 차단(전자 심의제도 도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방식을 조속히 변경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자심의를 통한 신속 차단 법안인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성일종 의원, 조명희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이 국회 해당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계류 중에 있는데 신속한 입법화가 필요하다.

범정부 차원의 합동단속 정례화도 요구된다. 2017년 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 과거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3개월) ‘사이버 도박 100일 특별단속’의 시행으로 불법스포츠도박 전환 효과(1767억)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이는 일시 단속에 따른 단기적 효과로써 이후 불법스포츠도박은 재확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비정기적이며, 단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불법도박에 대한 단속기간을 정례화하고 범정부적으로 여러 부처가 협업하여 불법도박 사이트 근절을 위한 단속 진행이 필요한 대목이다.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사행산업 유관 정부기관의 유기적 협업도 필수적이다. 사행산업 유관 정부기관을 보면 수사기관으로서는 검찰과 경창이 있고, 합법사행산업 감독기관으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등이 있다. 합법 사행산업 운영주체로는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마사회, 복권위원회 등이 있으며 금융감독기관으로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등이 있다. 또 정보통신감독기관으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있는데 유기적 협업을 통한 정례 단속이 필요하다.

◆합법스포츠토토 사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 완화 필요

이미 생활화된 모바일 환경을 외면한 발매 채널 제한도 문제다. 해외 스포츠베팅 사업자 및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는 대부분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는데 국내 합법 스포츠토토만 모바일 베팅을 제한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광고·홍보 및 마케팅은 이미 전 산업 분야에 보편화되고 있는데 스포츠토토만 제약을 받고 있다.

합법 투표권사업에서의 모바일을 통한 최적화된 개인화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 편의성이 증대되고, 다양한 프로모션 제공 등으로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의 합법 투표권사업으로의 유입에 따른 건전성 제고 효과와 더불어 기금 조성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 흡수를 위한 환급율 상향 조정도 필요하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불법스포츠도박 시장의 확대와 폐해를 막고 불법이용객을 합법 사행산업으로 유도하기 위한 현실적 접근 방식이 필요한 상황으로 불법스포츠도박 이용자를 합법시장으로 유입하는데 효과가 높은 환급률 상향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21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현재 불법스포츠도박 이용객의 설문 결과, 환급률 상향조정이 불법스포츠토토 이용객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대로 합법스포츠토토의 개선 필요 사항으로도 볼 수 있는데 1순위가 환급률 상향조정, 2순위가 구매가능 시간확대, 3순위가 베팅한도액 상향으로 조사됐다.

세계적 현황을 살펴봐도 2010년 이후 유럽의 스포츠베팅 사업자의 대부분은 환급률 상향 조정(2016년 최저 75% 이상)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더 많이 되돌려 주기 위한 혜택 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투표권의 환급률은 건전구매 활성화와 과몰입 방지를 위해 현재 62~63%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매년도 점진적 상향 조정을 통하여 유럽 수준의 환급률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 e스포츠, 핸드볼 등 발매종목의 다양화 필요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는 5대 프로스포츠(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외에도 e스포츠, 아이스하키, 테니스 등의 전 세계 모든 종목을 대상으로 하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스포츠 관련 종목 외에도 심지어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연예 이슈에 대해서도 베팅을 하고 있어 다양한 콘텐츠 활용을 통한 상품 서비스로 호기심과 베팅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합법 투표권은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 대비해서 경쟁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운동경기 종목(핸드볼, 탁구 등)과 그 외에 종목(e스포츠, 당구 등)의 대상경기 확대를 통해 불법스포츠도박과 경쟁 가능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비인기 스포츠 종목의 관심도 제고를 통한 비인기종목 활성화 지원 효과와 다양한 대상종목의 확대로 고객서비스 만족도 향상도 바라볼 수 있다.

◆불법스포츠도박 대응을 위한 매출총량의 적절한 배분

체육진흥투표권의 경우 과거와 같이 매출총량 준수를 위한 발매중단이 재현될 경우 체육진흥투표권 이용자들의 불법스포츠도박으로의 이탈을 가속화 시킬 수 있어 적절한 총량 배분을 통한 발매중단 사태 방지가 필요하다. 투표권은 과거 매출총량 준수를 위하여 발매중지 등 인위적 매출 저감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였으나, 이는 불법스포츠도박시장의 팽창세를 가속화 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감위가 조사한 불법실태조사 결과 2011년 75.1조에 달한 불법 시장 규모는 2019년 81.5조월으로 6000억이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불법스포츠도박은 인위적 매출 저감 정책으로 7.6조원에서 20.5조원으로 12.9조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체육진흥투표권사업에 대한 적정 수준의 총량배분을 통하여 불법스포츠도박으로부터 합법 투표권사업으로의 전환효과와 더불어 채육진흥기금의 확대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체육 예산 확대와 관련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을 확대 조성해 지원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체육진흥투표권, 경륜, 경정 등의 사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기금 중 약 90% 이상은 체육진흥투표권으로 조성된다.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의 활성화는 대한민국 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금지원의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로 볼 수 있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체육 관련 국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스포츠토토) 활성화가 절대 필요한 이유다.

한편, 지난해 12월 국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00% 출자한 자회사에서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을 운영하도록 하게 하는 이른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공영화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의 통과로 향후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은 공단이 직접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현재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위탁운영사는 스포츠토토코리아로 사업 계약 종료시점이 약 3년 정도 남았다.

공영화법이 통과된 지금,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안정적 조성과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민간수탁에서 공공기관으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최소화하고 기타 발생할 수 있는 기금 감소 등의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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