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동북아 순방 후... 中 왕이, 태평양 8국 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이 끝나자마자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0일간 태평양 8국을 방문한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 등 최근 잇따른 중국 견제 행보에 맞대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26일부터 6월 4일까지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등 남태평양 7국과 동티모르를 찾는다. 중국이 지난해 출범시킨 중국·태평양 도서 국가 외교장관 회의도 주재한다. 왕 부장은 순방 기간에 미크로네시아연방, 쿡 제도, 니우에 측과 화상 회담도 한다고 밝혔다. 한 차례 순방을 통해 중국이 외교 관계를 맺은 남태평양 10국과 모두 회동하는 강행군이다.
왕 부장은 이번 순방에서 태평양 도서 국가들과 기후변화 대응, 경제 협력을 강조하고 호주에 원자력잠수함을 제공하기로 한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안보 동맹)를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 소식통을 인용, 지난달 유사시 중국 병력을 파견할 수 있는 내용의 안보 협정을 솔로몬제도와 체결한 중국이 이번 왕 부장 순방을 통해 키리바시 등과 같은 협정을 체결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남태평양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호주 등의 영향권에 있었지만,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등 투자를 앞세워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남태평양은 중국의 대만 통일에서도 중요한 지역이다. 2019년 이전까지 대만은 남태평양 6국과 수교했지만, 중국은 솔로몬제도, 키리바시와 수교하면서 대만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 중국 랴오청대 태평양도서연구센터 위레이(於鐳) 수석연구원은 25일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이 식민지 정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독립을 하도록 지원한다”며 “서방 국가들이 제공할 수 없는 경제 건설을 돕는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남태평양에 적극 진출하자 미국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미 국무장관으로는 36년 만에 피지를 방문해 14국과 화상 회의를 했다. 백악관은 3월 조셉 윤 전 대북특별대표를 태평양 도서 특사로 임명해 팔라우, 미크로네시아연방, 마셜제도와 자유연합협정(COFA) 연장 임무를 맡겼다. 지난달에는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중국과 안보 협정을 체결한 솔로몬제도 등 3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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