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 'K배터리' 모종 이식..수확만 남아
미 완성차 '빅3' 합작·단독 포함 12곳에 공장..올해부터 순차적 양산
세계 점유율 1위 중국 CATL도 부지 물색 중이지만 기술력 한국에 밀려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 대표 완성차업체들과 손잡고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5년이면 미국 내 배터리 생산설비 10곳 중 7곳에서 ‘K배터리’가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와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코코모에 들어설 연산 23GWh 규모의 배터리 셀·모듈 공장은 올해 말 착공하며 2025년 1분기부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공장 건설에는 총 3조1987억원이 투입된다. 삼성SDI는 1조6313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의 지분 51%를 갖는다. 2025년 이후 생산 규모가 33GWh로 확대돼 약 3600억원이 추가 투입될 수도 있다고 삼성SDI는 밝혔다.
합작공장 부지로 선정된 코코모에서는 이미 스텔란티스의 부품 생산공장이 가동 중이다. 여기에 배터리 공장까지 들어서면 인디애나주는 스텔란티스의 북미 전기차 생산 전초기지가 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코코모 공장은 삼성SDI의 첫 미국 생산 거점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 업계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와 각각 합작법인을 만들어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도 손잡고 캐나다 온타리오에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 등도 미국 내 배터리 공장 구축을 계획하고 있어 국내 배터리사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또 현대차그룹이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지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국내 기업의 배터리 설비는 미국 전체 생산설비의 1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2025년에는 70%까지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국 CATL이 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의 CATL은 35.0%의 점유율을 기록, 국내 배터리 3사를 합친 점유율(26.3%)을 8.7%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점유율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로 올라서고 CATL은 3위로 내려앉는다. CATL이 ‘안방 호랑이’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ATL의 해외 생산 거점은 독일 튀링겐주 공장이 유일하다. CATL의 튀링겐주 공장은 연산 8GWh 수준으로 최근 시운전을 허가받았고 연내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CATL은 또 북미에 8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의 주력 제품(LFP 배터리)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고성능 전기차 수요가 커지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에 밀릴 것”이라고 말했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배터리 팩 시장 규모가 올해 750억달러(94조8000억원)에서 2025년에는 1590억달러(약 200조9900억원)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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