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9일만 스타팅→호수비 열전' 트레이드생, kt역전에 깨알 활약 더했다[창원에서]

허행운 기자 2022. 5. 25.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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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장준원(27·kt wiz)이 약 1년 9개월 만의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화려하면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이며 kt의 핫 코너를 든든히 지켰다. 타격에선 아쉬움이 남았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이적생의 활약이었다.

장준원. ⓒkt wiz

장준원은 25일 오후 6시 30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 NC 다이노스의 시즌 5차전 원정경기에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공격에선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지만 수비에서 제 몫을 다했다.

장준원은 지난 21일 kt가 LG 트윈스에 2023년 신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받아온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전날(2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장준원은 10회초 대주자로 투입되며 이적 후 첫 출전 및 올시즌 1군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날 바라고 바라던 스타팅 라인업에 든 장준원이다. 이강철 감독은 주전 3루수이던 황재균의 최근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자 휴식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제외시키고 그 자리에 장준원을 선택했다. 무려 639일 만에 스타팅이었다. 그는 LG 소속이던 지난 2020년 8월 24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이 마지막 선발 출전이었다. 이후로는 대수비, 대주자로 경기 후반에 투입되는 것이 전부였다. 그만큼 선발 자리는 그에게 간절했다.

장준원은 그 간절함을 수비에서 폭발시켰다. 트레이드 후 전날(24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1군에 많이 모습을 못보여서 조심스럽지만 수비만큼은 가장 편안하다"며 수비력만큼은 자신감이 있다고 밝힌 장준원이다.

그의 자신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장준원은 2회말 이명기의 밀어친 땅볼을 잘 처리해주면서 가볍게 첫 수비를 마쳤다. 한 번 몸을 푼 장준원은 3회말 멋진 수비로 눈도장을 찍었다. 선발투수 고영표가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2루타를 맞은 후 박민우를 직선타로 돌려세웠지만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2회말에 이어 또 피안타와 실점이 쌓이면서 자칫하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던 상황. 

이어 타석에 선 양의지에게도 고영표의 공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양의지가 매서운 스윙으로 만든 타구가 3루수 키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장준원이 멋지게 뛰어올라 타구를 건지면서 고영표를 도왔다. 이어진 닉 마티니에게 피안타, 이명기의 몸 맞는 공이 나온 점을 고려해보면 장준원의 수비는 더욱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이어진 4회말에도 호수비가 이어졌다. 전 타석에서 2루타가 있던 이닝 첫 타자 도태훈이 또다시 고영표를 상대로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다. 공이 3루 베이스 라인을 타면서 처리하기 까다로워 보였다. 그러나 장준원은 매끄러운 슬라이딩으로 멋지게 공을 건져냈다. 다만 몸을 다 일으키지 못하면서 송구가 쉽지는 않아보인 상황. 장준원은 무릎을 꿇은 채 깔끔한 원바운드 송구를 선택해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센스가 돋보인 수비였다.

연이은 두 번의 호수비로 눈도장을 찍은 장준원은 이어진 5회말엔 깔끔한 5-4-3 더블플레이를  완성시키며 가벼운 몸놀림을 자랑했다. 다만 타격이 아쉬웠다. 3회와 5회 모두 뜬공으로 물러난 것. 결국 8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대타 황재균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장준원(왼쪽). ⓒkt wiz

그럼에도 분명 의미있는 모습을 보여준 장준원이었다. 만약 경기 초반 나온 장준원의 호수비가 아니었다면 선발 고영표가 7이닝까지 소화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9회초 박병호의 극적인 결승 역전 투런이 안 나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장준원의 수비는 값졌다.

이강철 감독은 장준원에 대해 "수비와 타격, 주루 모두 어느정도 레벨을 갖춘 선수다. 내야 백업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장준원은 자신감을 내비쳤던 수비에서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타격에서 남은 과제를 잘 해결한다면 충분히 1군 엔트리의 고정 좌석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의 트레이드 신화 도전이 시작됐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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