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원래 대만 주권 인정"
중, 간극 두고 "말장난" 비판
오늘 새 중국 정책 발표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대만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며 ‘유사시 군사개입’ 발언을 진화했지만 여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은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고, 진의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진다. 이는 미·중 양국이 공히 인정하는 ‘하나의 중국’에 대한 인식의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곧 공개할 새 중국 정책에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담길지도 관심사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문제에서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3일 미·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만 방어를 위해 군사개입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다음날 “(대만 정책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한 반응이다.
왕 대변인은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며 중국 정부가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는 것이 하나의 중국 원칙의 핵심 개념이고, 이는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유엔에서 중국을 대표한다’고 인정한 유엔 결의 2758호와 미·중 간 3대 연합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에 대한 양국 간 합의)를 근거로 미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미국은 하나의 중국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표현부터 중국은 ‘원칙’, 미국은 ‘정책’이란 단어를 쓴다. 또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다룰 때 ‘중국이 유일한 합법 정부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고 인정한 3대 연합공보뿐 아니라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대만관계법과 사실상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고 있는 ‘6개 보장’을 혼용해 설명한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는 다르다”면서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은 대만관계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이야기할 때 영토의 완결성과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반면 미국은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애초 미국과 중국은 ‘하나의 중국’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가진 셈이다. 이런 인식의 간극이 존재하는 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충돌은 반복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국은 26일(현지시간)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중국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조지워싱턴대 연설을 통해 전반적인 틀을 공개하는 새 중국 정책에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담길지 주목된다. 다만 유사시 군사개입을 시사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이후 미국 정부가 기존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기존 틀을 뒤흔드는 ‘깜짝 발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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