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러브콜 받은 박지현은 왜 미운털이 박혔나 [뉴스+]
조국 전 장관·정경심 사과 촉구하며 당내 미운털
"김건희보다 박지현 더 싫다" 지지자 비판 거세
칼 빼 든 박 위원장에 내부 십자포화 날아들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내 성비위 사건들을 처리하는 문제를 두고 강성 지지층 비판이 이어지는 데 대해 “당에 접수된 성범죄들은 모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칼을 빼 든 박 위원장에게 내부의 십자포화가 날아들었다. 지난 대선 ‘2030 여성’ 표를 의식한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러브콜로 중앙정치에 뛰어든 박 위원장이 이제는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위태한 민주당으로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사과를 촉구하고 성비위 의원들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는 박 위원장이 불편한 모양새다.
◆대선 후 구원 투수로 등판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최근 논란에 대해 “이미 예견돼있던 일이었다”며 현재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심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정치 센스가 없는 박 위원장이 무리하게 성비위에 대해 칼을 빼 든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점이 중요한 것”이라며 “성비위를 덮자는 게 아니라 조사나 타이밍 등 어느 정도 시점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짤짤이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장관에게 사과 촉구하며 미운털
민주당이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당시 정호영(보건복지부)·김인철(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조 전 장관과 정 교수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조국 전 장관 문제를 공론화하는 걸 불편해하시는 분도 분명히 있으실 것”이라면서도 “그런데도 우리가 국민 앞에 떳떳하려면, 또 국민의힘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이 문제를 묵인할 수 없다”고 했다.
◆“김건희보다 박지현이 더 싫다” 지지자 비판 거세
여기에 잇따라 제기된 성비위 문제에 박 위원장이 목소리를 내면서 지지자들의 불신에 불을 지폈다.
박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쏟아졌다. 당원들은 ‘박지현 제발 나가라’, ‘김건희보다 박지현이 더 싫다’ 등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모인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도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로 도배됐다. 그들은 ‘박지현을 실드 친(방어해 준) 내가 너무 부끄럽다’, ‘오만방자한 박지현’, ‘민주당이 추방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박 위원장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한 국회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을 비롯해 이번 성비위 문제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원하는 의원 중에선 박 위원장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며 “단순히 (박 위원장이) 칼을 빼 들어서 가 아니라, 20대 박 위원장을 바라보는 기성당원이나 의원들의 인식이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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