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이 축사하러 온다고 지역 언론 통제한 세계가스총회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이유로 지역언론의 취재가 제한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가스총회(WGC) 조직위원회는 전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총회 개회식에 윤 대통령이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다는 이유로 지역언론사의 취재 활동을 막았다.
총회 조직위는 개회식 하루 전인 지난 23일 오후 11시20분쯤 기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개막식과 관련해 유관기관의 보도 불허 지침이 전달돼 불가피하게 입장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은 개회식이 진행된 24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개회식장 및 미디어센터에 접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날 총회 조직위는 대통령실 풀기자단 취재기자 3명의 취재는 허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대구시가 지역 기자들도 풀단을 구성해 취재할 수 있게 하거나 현장을 중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조직위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총회 조직위 관계자는 “당시 윤 대통령이 외국계 기업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 잡혀 있었다”면서 “(경호 등의 문제로) 공간을 확보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해 내부 논의를 거쳐 관련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장태수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24일 “개막식에서 대통령의 17분은 지역을 짓밟은 시간이었다”면서 “국정과제에서 지역만 쏙 빼놓으면서 지역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행보의 반복”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달 대구·경북과 전북, 광주·전남을 방문했다. 당시 대통령직인수위가 경호와 보안 등을 이유로 서울에서 꾸려진 풀기자단 외에 지역 취재기자들의 접근을 막았다. 이에 한국기자협회 소속 10개 시·도협회가 공동성명을 내고 진상 규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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