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만 인분' 시중에 풀려..적발되면 '한줄'
[앵커]
물가가 치솟으면서 삼겹살도 맘 편히 사먹기 겁날 정돕니다.
그런데 값이 오른 돼지 고기 부위, 삼겹살 뿐만이 아닙니다.
주로 탕수육이나 돈까스 만들 때 쓰는 국산 돼지 등심 가격도 2년 새 60%나 뛰었습니다.
이틈을 타서 국산보다 30~40% 정도 저렴한 수입 돼지 등심을 국산 으로 속여 팔아온 업체들이 적발됐습니다.
단속 현장, 조정인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공 작업이 한창인 한 도소매 정육점.
냉동 창고에 가득 쌓인 돼지 등심엔 '국내산'이라고 돼 있습니다.
[정육점 관계자/음성변조 : "(수입을 국산으로 나간 것 있죠? 없어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즉석에서 검사를 해봤습니다.
또렷하게 나타나는 한 줄.
국내산이라면 돼지열병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두 줄이 나와야 합니다.
[원산지 표시 기동단속반 : "한 줄 나오면 외국산, 두 줄 나오면 국산이거든요. 결과는 외국산으로 나온 거예요."]
이 업체는 지난해 6월부터 중국집 150여 곳 등에 수입 등심을 국산이라고 속여 팔아왔습니다.
역시 국내산 돼지 등심을 유통한다는 또 다른 업체.
["(여기 수입을 국산으로 나가는 거 있어요?) 아니요. (없어요?) 네."]
검사결과, 수입 등심이었습니다.
최근 거래내용을 보니 이 업체, 스페인산만 취급해왔습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난 넉 달 동안 돼지 등심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한 업체는 30여 곳.
국산으로 둔갑해 이런 음식점이나 마트 등에 유통된 거로 추정되는 물량만 1,100톤입니다.
어느 정도 양이냐면, 음식점 일반적인 1인분 기준으로 550만 명분입니다.
외식 수요가 늘면서 국내산 등심값이 뛰었고, 수입 등심과 가격 차가 커지자 그만큼 이윤을 노린 겁니다.
[돼지 등심 유통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국산 대비해서 가격이 너무 저렴해서, (국산은) 마진도 너무 많이 안 남고..."]
삼겹살이나 목살과는 달리 등심은 쉽게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김철호/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조사실 팀장 : "십 몇 년 정도를 원산지 단속 업무를 하고 있는데 육안으로 봤을 땐 구별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전지나 후지 같은 품목에 대해서도 확대해서 단속할 예정입니다."]
농관원은 원산지표시법 위반 혐의로 적발업체들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조정인입니다.
촬영기자:김용모/영상편집:김선영/그래픽:김지훈 김지혜/영상제공: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조정인 기자 (row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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