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급 군 수뇌부 전원 교체 '문재인 정부 지우기'
9년 만에 '육사 출신' 부활
육·해·공군·연합사 '물갈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장급 인사가 25일 단행됐다. 합동참모회의(합참) 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급 군 수뇌부가 모두 교체됐다.
김정수 해군참모총장은 임명된 지 6개월도 안 된 상태에서 군복을 벗게 됐다. 박인호 공군참모총장도 임기 2년 중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전 정권이 임명한 참모총장들이 새 정부에서 군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준석 지상작전사령관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 파견된 적이 있는 장군들도 이번 인사에서 모두 배제됐다. ‘문재인 정부 지우기’ 군 수뇌부 인사로 평가된다.
정부는 이날 신임 합참의장에 김승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59·육사 42기·사진)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이 임명하면 합참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김승겸 대장은 연합 및 합동 작전 분야 전문가다. 중대장 시절인 1992년 5월 무장공비 4명을 전원 사살한 5·22 완전작전(은하계곡 대침투작전) 공로로 을지무공훈장을 수훈했다. 김 내정자가 임명되면 9년 만의 육군사관학교 출신 합참의장(43대)이다. 육사 출신은 2011∼2013년 정승조 의장(37대)이 마지막이었다.
정부는 또 육군참모총장에 박정환 합참차장(56·육사 44기), 해군참모총장에 이종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57·해사 42기), 공군참모총장에 정상화 합참 전략기획본부장(58·공사 36기)을 각각 임명했다. 박 육군총장은 지난 3월22일 국회 국방위에서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과 관련한 질문에 “현행 작전 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정부는 연합사 부사령관에 안병석 육군참모차장(55·육사 45기), 지상작전사령관에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육사 45기), 제2작전사령관에 신희현 3군단장(학군 27기)을 각각 임명했다.
안보지원사령관(옛 기무사령관)에는 전력 전문가인 황유성 소장(육사 46기)을 대리 보직했다. 전력 전문가의 안보지원사령관 임명은 방위사업청을 개편하고 무기도입 과정에 정권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번 대장급 인사에선 합참의장을 포함해 육군 대장 5명 중 4명이 육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국방부는 육사를 특별히 안배하지는 않았다며 “능력, 전문성, 자질, 도덕성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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