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95분 만에 NSC..윤 대통령 "대북 제재 철저히 이행"
첫 도발 10여분 후 보고 받아
“한·미 연합방위 강화” 지시
한·미·일 외교 수장들과 통화
안보리 제재 등 공조 공감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미사일 3발 발사에 대해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취임 보름 만에 북한의 무력시위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방점을 둔 새 정부의 한반도 안보 전략이 조기에 시험대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청사 지하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확장억제 실행력의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철저하게 이행하라”고 말했다.
NSC는 오전 7시35분부터 1시간3분 동안 열렸다. 북한의 첫 미사일 발사 3분이 지난 오전 6시3분 권영호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장이 대통령 관저 부속실 직원에게 연락한 뒤, 10여분이 지나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윤 대통령에게 유선 전화로 보고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NSC 사무처장을 겸하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데 대해 “북한이 기존에 해오던 핵미사일 능력 개량 과정 측면도 있지만 임박한 국내 정치 일정에 개입하려는 시도, 새 정부의 안보 대비태세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될 수 있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부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불법행위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했다. 정부의 향후 대응은 한·미 공조에 기반하되, 전보다 강경한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차장은 “추가적인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실험이 있을 경우, 앞으로 도발 양태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의 실질적 논의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조기 개최와 한·미 연합훈련 확대가 검토 대상에 오를 수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통화를 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미가 신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을 위해 공조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박 장관은 또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통화하고 한·미·일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정상회담 합의 이행 방안을 다룰 5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확장억제 TF, 사이버안보 협력 TF, 한·미 경제안보 TF, 원자력 협력 TF, 인도·태평양 전략 TF 등이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미·일 밀착에 북·중·러 일제히 반격···한반도 신냉전 방불
- 김규현 인사청문회 “북, 비핵화 의지 거의 없어···대북 정보 역량 대폭 강화”
- 바이든 귀국길에…북한의 ‘의도된 타이밍’
- 북, ‘한·미·일 동시 겨냥’ 미사일 3발 쐈다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