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날게..내달 15일엔 비·바람 '쉿!'

이정호 기자 2022. 5. 2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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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발사 예정일 확정
준비 끝..날씨만이 변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사진)’의 2차 발사일이 다음달 15일로 확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에서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한 기술적인 준비와 기상 조건,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날씨 등의 이유 때문에 다음달 15일 누리호를 발사하지 못할 것에 대비한 발사 예비일은 다음달 16일에서 23일 사이다.

누리호는 1단과 2단 결합을 마치고 나로우주센터 격납고에서 2차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3단 로켓은 현재 내부에 들어갈 부품들을 조립하는 단계이다. 3단까지 전부 결합해 누리호가 ‘완전체’가 되는 건 발사 일주일 전인 다음달 초순이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발사 때 목표로 한 고도 700㎞에 도달했지만, 속도가 예상보다 떨어지면서 싣고 있던 1.5t 중량의 위성 모사체(금속 덩어리)를 정상 궤도에 투입하는 데 실패했다. 3단 로켓엔진이 예정보다 46초 빨리 꺼졌기 때문이다.고정환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약 두 달에 걸쳐 문제의 원인을 분석했다”며 “지난 1월부터 해당 부위에 대한 설계 변경과 제작, 검증시험을 시행해 문제가 해결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은 변수는 날씨다. 일단 비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누리호는 발사 전날, 나로우주센터 내 격납고에서 꺼낸다. 대형 차량에 눕힌 뒤 우주센터 내 포장도로를 따라 발사대로 옮긴다. 누리호가 이동할 나로우주센터 내 도로에는 곡선 구간이 많고, 발사대는 격납고보다 고지대에 있다. 고 본부장은 “차량의 바퀴가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이송 중에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발사 당일에는 번개가 치면 안 된다. 누리호에 기계적인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이 공개한 발사 기상 조건에도 발사체를 쏘려면 비행 경로상에 번개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발사 당일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는 강풍이다. 지상에서 부는 강풍은 막 이륙하는 누리호의 자세를 흔들 수 있다.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21m를 넘지 않아야 한다.높은 고도에서 부는 바람도 변수다. 고층풍이 너무 세면 누리호가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압력을 받아 동체가 망가질 수 있다.

누리호 2차 발사 때에는 1차 발사 때와 달리 위성이 실린다. 1차 발사 때에는 탑재할 수 있는 중량 1.5t을 모두 위성 모사체로 채웠지만, 이번엔 탑재 가능 중량 가운데 약 180㎏을 할애해 4기의 초소형 위성(큐브 위성)과 함께 ‘성능검증위성’을 싣는다. 성능검증위성의 가장 큰 목적은 누리호가 예정된 궤도에 위성을 제대로 투입했는지를 확인할 신호를 쏘는 것이다. 일종의 위치 발신 기능이다. 발열전지 등 우주 핵심기술 부품도 실리는데, 이것들이 우주에서 제대로 동작하는지도 확인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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