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비만율 벌써 38.3%.. '비만 약' 얼마나 알고 있나?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우리 국민의 비만율이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첫 해인 2020년 국민 비만율은 38.3%로 전년 대비 4.5%P(2019년 33.8%) 증가했다.
특히 성인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비만율이 급증했다. 특히 30대 남성 비만율은 55.4%였고, 40대 남성 비만율도 54.1%나 됐다. 여성도 20~40대 젊은 층에서 비만율이 크게 늘었다.
출ㆍ퇴근 때 걷기도 하고 원하지 않아도 신체 활동을 하게 되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 근무가 확산되면서 사회 활동이 왕성하던 젊은 층에서 비만율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체중 조절을 시도하지만, 식사 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중 조절이 어려울 때가 많아 비만 약에도 관심도 커졌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비만 약 복용 시 알아둬야 할 것’을 살펴본다.
◇식욕 억제제ㆍ지방 흡수 저해제로 구분
비만 약은 식사 조절과 운동 등 생활 습관 변화를 2~3개월 진행해도 체중이 줄어들지 않을 때 먹는다. 복용할 때도 식사 조절, 운동, 생활 습관 교정을 반드시 병행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강재헌 교수는 “비만 약 복용 시작 후 3개월 이내 5% 이상 체중이 줄어들지 않으면 비만 약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했다.
현재 비만 약은 대부분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크게 식욕 억제제와 지방 흡수 억제제 등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지방 흡수 억제제인 오를리스탯을 제외한 나머지 비만 약은 대부분 식욕 억제제다.
오를리스탯(Orlistat)은 지방 분해 효소 억제제로 작용해 식이 지방의 분해와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식사와 함께 또는 식후 1시간 이내 120㎎씩 1일 3회 복용한다. 기름진 식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효과가 크며, 12세 이상 청소년도 복용할 수 있다.
만성 흡수 불량 증후군 환자나 담즙 분비 정지 환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 이상 반응으로는 기름 변, 복부 팽만 및 방귀, 변실금(便失禁), 간 기능 이상 등이 있다.
펜터민(Phentermine)은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성인 1일 1회 1정(37.5㎎)을 아침 식전이나 아침 식후 1~2시간 후에 복용한다. 불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늦은 밤에는 먹지 말아야 한다. 4주 이내 투여가 원칙이지만 복용 첫 4주 이내에 만족할 만한 체중 감량을 얻었다면 최대 12주까지 복용할 수 있다.
진전된 동맥경화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중등도 및 중증 고혈압, 폐동맥 고혈압, 갑상선기능항진증, 녹내장,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하거나 흥분 상태이거나, 약물 남용 병력이 있는 환자는 처방 받아서는 안 된다. 가슴 두근거림, 빠른 맥(빈맥), 혈압 상승, 불안감, 현기증, 불면, 진전(떨림), 두통, 입 마름, 설사, 변비, 두드러기, 발기부전, 성적 충동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콘트라브(Contrave)는 날트렉손과 부프로피온의 복합제로, 1일 1정으로 시작해 매주 1정씩 약을 늘려 1일 4정까지 복용한다. 복용 시 우울감이나 자살 충동이 없는지 모니터링해 증상이 생기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혈압과 맥박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을 때마다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고, 간 기능 장애에 주의해야 한다. 구역, 변비, 두통, 구토, 현기증, 불면, 목마름, 설사 등이 생길 수 있다.
삭센다(Saxenda)는 체내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약물이다. 대뇌의 식욕 조절 중추에 작용해 체중 조절 효과를 나타낸다. 삭센다는 정신과 약물 치료 중인 환자와 12세 이상 청소년도 복용할 수 있다. 권장 용량은 하루 3㎎이며,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중 아무 시간대나 투여할 수 있다. 첫 1주 동안 하루 0.6㎎으로 시작해 하루 3㎎에 도달할 때까지 매주 증량하며 복부, 허벅지 또는 위팔에 피하 주사한다.
갑상선수질암의 과거력이나 가족력이 있으면 투여해서는 안 되고, 췌장염이 의심되면 곧바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삭센다와 경구 혈당 강하제를 병용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당뇨병 약의 용량을 줄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오심, 구토, 설사, 변비, 두통, 저혈당, 위통, 어지러움, 갑상선종양, 담석증, 콩팥 기능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큐시미아(Qsymia)는 교감신경 흥분제인 펜터민과 항뇌전증약인 토피라메이트의 복합 제제다. 아침에 한 번 먹는데, 용량에 따라 4단계 캡슐제가 있다. 최소 용량으로 복용을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최대 용량까지 높일 수 있다.
태아 독성이 있을 수 있기에 가임 여성은 임신 검사를 받은 뒤 복용해야 하며, 녹내장ㆍ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는 먹어서는 안 된다. 이상 감각, 어지러움, 미각 이상, 불면증, 변비, 목마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펜터민은 4주 이상 복용했는데 효과가 없으면 중단해야 하며, 3개월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식욕 억제제는 다른 식욕 억제제와 병용 복용해서는 안 된다. 허용 용량 이상의 비만 약을 먹으면 부작용만 늘어날 뿐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삭센다와 오를리스탯은 12세 이상 청소년도 복용할 수 있지만 다른 비만 약은 성인만 먹을 수 있다.
강재헌 교수는 “비만 약을 복용할 때는 반드시 식사 조절, 운동을 병행해야 최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대부분의 비만 약은 12주 복용 후 체중 감량이 5%에 미치지 못하면 복용 약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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