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학생들의 여행.."우리도 행복해지고 싶어요"

진태희 기자 2022. 5. 2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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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코로나19 사태가 더 힘들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집에만 머물러야 했던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죠.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이들도 세상과 다시 소통하기 위해, 의미있는 여행을 떠났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처음 떠나는 제주 여행에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인형을 꼭 쥔 손으로 만세를 부르고, 제 몸보다 큰 캐리어를 끌고 보채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정준 14세 / 자폐 중증 

"좋았어요. 엄마랑 공항에 갔어요. 콘도 지금 여행가고 싶어요."


인터뷰: 김태훈 15세 / 자폐 중증

"바닷가 가서 모래놀이요. 엄마랑 아빠랑 나랑 동생이랑요. 바다가서 물놀이할거예요."


숲속으로 기차 여행을 떠나고, 넓은 바다도 구경하는 아이들. 


코로나19로 학교와 병원만 오갔던 아이들에게, 여행은 그 자체로 큰 도전이자 배움터입니다.


아버지 품에 꼭 안긴 한서. 


바다와 아버지 얼굴을 연신 번갈아 보며,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웃음에 담아봅니다.


인터뷰: 태민영 / 한서(언어, 청각, 뇌병변 등 중복) 어머니

"한서가 맨날 치료 다니다가 학교와 센터만 다녔잖아요, 여행 못 다니니까. 아이가 이렇게 밖에 나와 활동 많이 하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번 여행은 한 지역아동센터가 발달장애 학생과 가족들의 일상회복을 위해 기획했습니다.


2박 3일의 짧은 여행이지만, 장애학생의 가족들은 참여를 결심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갑자기 소리치거나,


통제되지 않는 행동에 대한 따가운 시선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주연 / 건우(자폐 중증) 어머니

"장애 아이에 대한 편견도 많고 예를 들자면 식당에 가서도 갑자기 큰 소리를 낸다든가 그럴 때 이제 키워보지 않으신 분들은 어려움이 있잖아요. 이해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움츠러드는 엄마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쉽게 (여행을)갈 수가 없는거죠."


2년 넘는 코로나 사태는 그나마 세상과 소통할 기회조차 막아버렸습니다. 


장애아동에 돌봄 책임이 온전히 가족에게만 맡겨진 현실에서, 여행은 가족에게도 치유의 시간이 됐습니다.


최근 2년 동안 장애아 돌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부모는 알려진 것만 18명.


지난달 발달장애 부모 555명이 삭발을 감행했던 것도, 사회가 이들의 돌봄에도 관심을 가져주기 바라는, 절박한 요구에서 시작됐습니다.


돌아갈 일상은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기대로 짧은 여행의 아쉬움을 달랩니다.


인터뷰: 이재경 원장 / 민들레꽃지역아동센터

"진짜 엄마 없이도 우리 아들이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그리고 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장애가 있는 가족들의 한 2%만이라도 국가가 책임져준다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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