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낚은 줄 알았는데..낚시객 바늘에 '마약주사기'
어두운 밤, 문어를 잡으러 간 낚시객이 문어가 아닌 마약주사기가 든 비닐봉지를 건져 올렸습니다. 이 봉지를 바다에 버리며 완전범죄를 꿈꾼 2명은 마약사범으로 철창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울산 한 주택에 해경이 들이닥쳤습니다.
주사기 케이스에서 백색 가루가 든 작은 봉지가 나옵니다.
필로폰입니다. 계속된 추궁 끝에 50대 A씨는 방금 전, 마약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압수수색은 엿새 뒤, 부산에서도 이뤄졌습니다.
A씨와 함께 마약을 한 조직폭력배 B씨 집입니다.
B씨 역시 검거되는 순간까지 마약에 취해 횡설수설하며 걸음을 똑바로 걷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초, 부산항만공사 옆 부두를 찾았습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 : 주사기를 없애기 위해 비닐봉지 안에 돌멩이를 넣어서 바다에 던져 인멸을 했는데…]
완전범죄의 꿈은 일주일 만에 깨졌습니다.
묵직한 입질이 왔다고 생각한 낚시객이 낚싯줄을 당겨보니 바늘에 검정 비닐봉지가 걸려 있었습니다.
낚시객은 문어가 든 줄 알고 펼쳤는데 주사기 62개가 발견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해경은 주사기에서 같은 성분의 필로폰과 두 사람의 혈흔을 검출했습니다.
주사기 30개에선 A씨의 혈흔이, 주사기 2개에선 B씨의 혈흔이 나왔습니다.
해경은 범죄 이력을 토대로 두 사람의 신원을 금방 밝혀냈습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 : 혈흔 자체를 가지고 DNA 분석을 하면 신원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전과자들 같은 경우에는 DNA가 보관돼 있습니다.]
하지만,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아 주거지를 파악하기까지 반년이 걸렸습니다.
해경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들을 구속하고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마약을 제공한 전달책과 윗선 등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남해지방해양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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