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돌본 장애인 딸 살해한 엄마 "딸에게 미안해요"
[뉴스데스크] ◀ 앵커 ▶
30년 넘게 돌봐오던 중증장애인 딸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던 60대 어머니의 비극적인 사연 어제 전해드렸죠.
오늘 구속영장 심사를 받으러 나온 이 여성은 딸에게 미안하다면서 흐느껴 울었습니다.
법원은 이 여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묶인 채 법원에 나온 60대 여성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취재진이 질문을 건네자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왜 딸에게 수면제를 먹이셨나요?>"
그러면서 딸에게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여성 피의자] "<딸에게 미안하진 않으세요?> 너무 미안해요. 같이 살지 못하고 보내게 돼서…"
법원에 들어갈 때까지 울음은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 여성은 뇌병변에 지적장애가 있는 딸을 30년간 돌봐왔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주간 보호센터에 다닌 시간은 하루에 8시간가량, 나머지 시간은 모두 어머니의 몫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옆에 누군가가 이렇게 잡아야지 움직일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딸을) 항상 부축해서 이동하는 모습만 봤었어요."
최근에는 딸이 대장암 말기 판정까지 받자, 이 여성은 더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수면제를 이용해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여성은 경찰에서 '딸의 고통을 없애주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청 관계자] "힘들어하셨다고. 저희처럼 일반인이었어도 (말기 판정받으면 힘든데)… 장애가 있는 자녀라서 아마 더 힘드시지 않으셨을까."
법원은 "범행 동기와 경위,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례적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장애인 가족을 돌보는 사람 가운데 37%는 우울과 불안 등 정신 문제를 겪고, 세 명 중 한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떠올리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부모가 지금은 비용이 됐든 시간이 됐든 24시간을 조직화해야 하는 책임을 다 안고 있는 거잖아요."
장애인 부모 단체 등은 잇따르는 비극을 추모하고 부양체계 개편을 촉구하기 위해 내일 대통령실 주변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MBC 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강종수 / 영상편집: 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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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임정환 강종수 / 영상편집: 임주향
지윤수 기자 (g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72249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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