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대위원장의 성찰조차 수용 못하는 민주당, 공당 맞나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요 며칠 새 대국민사과와 내부 비판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시끄럽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당의 행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당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잘못을 고치겠으니 지방선거에서 지지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25일엔 586 정치인들의 용퇴를 거론하고, 성희롱 발언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의원에 대해 “비대위의 비상 징계 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이런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개인적인 생각일 뿐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폄하·공박하고 있다. 정당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조차 수용하지 못하는 행태가 안타깝고 답답하다.
박 위원장은 “대선에서 졌음에도 내로남불이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 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고 했는데, 민주당의 현 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최근 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이 낮게 나오자 “편향된 언론환경과 정확하지 않은 여론조사가 국민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자기들의 부족은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남탓을 하고 있다. 상당수 의원들은 이런 사정을 다 알면서도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이 무서워 입을 다물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이런 성찰과 당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대한 당 지도부의 태도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비공개회의에서 박 위원장을 향해 “지도부로서 자질이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개인으로 있는 자리가 아니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말로는 혁신하겠다면서 정작 내부의 문제 제기는 틀어막는 이중적 행태가 실망스럽다. 공당 내에서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또 박 위원장은 당을 쇄신하겠다며 영입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내부 문제를 제기한 박 비대위원장의 지적이 불편하겠지만, 유연하게 포용하는 게 옳다.
무릇 공당이라면 어떤 비판에도 열려 있어야 한다. 지금 시민들이 바라는 민주당은 더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고, 시민에게 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고, 자신에게 더 엄격한 정당, 미래 지향적인 정당이다. 박 비대위원장과 같은 목소리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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