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첫 미사일 '섞어 쏘기' 도발.. "한미일, 한날한시에 공격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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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5일 새로운 '미사일 도발' 수법을 또 선보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달아 발사한, 이른바 '섞어 쏘기'를 감행한 건데 한미일을 동시에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는 협박으로 읽힌다.
화성-17형이 미국에 초점을 맞췄다면, KN-23은 북한이 대남용으로 개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 세트(KN-23~25)'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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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전역,日 일부 지역 동시에 겨냥
새 기술 불확실하나 핵실험 앞두고 위협
북한이 25일 새로운 ‘미사일 도발’ 수법을 또 선보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연달아 발사한, 이른바 ‘섞어 쏘기’를 감행한 건데 한미일을 동시에 사정권으로 둘 수 있다는 협박으로 읽힌다. 기술 진전에 따라 두 기종 모두에 핵을 얹을 수 있어 위협 강도도 상당하다. ‘핵탄두 소형화’를 목표로 한 7차 핵실험에 성공할 경우 말 그대로 한반도는 제어 능력을 상실한 북한발 핵공격의 위험에 노출되는 셈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차례로 탄도미사일 3발을 쏘아올렸다. 첫 번째는 신형 ICBM ‘화성-17형’, 나머지 두 개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일컫는 KN-23이 유력하다고 군 당국은 분석한다. 새 기종은 아니다. 화성-17형은 3월 16일(북한 주장은 3월 24일), KN-23은 1월 27일에 마지막 시험발사를 했다.
하지만 최근 잦은 미사일 도발, 특히 ICBM 시험발사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올 들어 화성-17형 등 ICBM의 성능을 6번이나 점검했다. 화성-17형은 북한이 지금까지 공개한 ICBM 중 가장 빼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길이 22~24m로 기존 화성-15형(21m)보다 덩치가 크고 현존하는 다른 ICBM과 비교해도 가장 길다. 소형 핵탄두 2, 3개 이상이 들어갈 수 있는 다탄두(MIRV)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이란 별칭도 붙었다. 정상각도로 쏘면 1만5,000㎞ 이상을 날아가 미 본토를 거뜬히 타격하고도 남는다.
이날 시험발사의 경우 비행거리와 고도가 약 360㎞, 540㎞로 탐지돼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정찰위성을 가장해 발사한 화성-17형의 제원과 비슷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당시 북한이 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연료량을 줄여 넣는 방식으로 제원을 조정했을 것으로 봤다. 북한은 3월 16일에도 화성-17형을 쏘아올렸으나 공중 폭발로 실패했다. 같은 달 24일 발사는 화성-17형이 맞다는 북측 주장과 달리 한미 군 당국은 한 단계 아래인 ‘화성-15형’으로 결론 내렸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중폭발이 있었다는 건 1단 추진체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라며 “이번 시험발사는 1단 추진체를 안정화하거나, 새 엔진을 개발하는 맥락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성-17형이 미국에 초점을 맞췄다면, KN-23은 북한이 대남용으로 개발한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 세트(KN-23~25)’의 하나다. 비행하는 동안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풀업(활강ㆍ상승)’ 기동성을 갖춰 요격이 어려운 게 특징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작게 만드는 데 성공해 KN-23에 핵을 실으면 위협은 배가 된다. 이날 세 번째 발사된 미사일은 60㎞ 고도로 760㎞를 날아 남측 전역뿐 아니라 규슈 등 일본 일부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ICBM과 KN-23을 같이 쏜 이유, 즉 한미일을 동시 겨냥한 도발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부분이다.
일각에선 그간 KN-23의 최대 사거리가 600~700㎞로 추정된 만큼 성능이 다소 개선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20㎞ 고도에서 소실돼 군 당국이 실패 가능성을 열어둔 두 번째 미사일 역시 ‘새로운 형태의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될 수 있다.
핵탄두 탑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한미일을 같은 시간에 공격하려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우리 입장에선 군사대응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브리핑에서 “모든 (북한의) 미사일은 핵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며 철저한 경계태세를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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