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영입한 박지현 586 용퇴등 쓴소리하자 고립화 작전?

조현호 기자 2022. 5. 2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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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개인 독단으로 처리되는 정당 아냐" 공개 폄훼
윤호중 "개인 의견" 김용민 "사과로 못이겨"
두달전 어렵게 영입하고선 고립화? 민주 "공감대없는 리더십"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586 용퇴 및 성비위 징계처리 방침 입장을 밝힌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어려울 때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했다가 쓴소리하니 '개인 의견' '독단'이라고 치부하면서 고립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디지털범죄집단 N번방을 추적하는 일을 해왔는데,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설득 끝에 대선 한달여를 남긴 지난 1월말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디지털성폭력특위 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비대위가 구성되자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지난 3월13일 비대위 구성 인선발표문을 통해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N번방'의 실체를 밝히고, 여성 혐오에 맞서온, 박지현 선대위 디지털성폭력근절특위 위원장께서 담당하기로 했다”며 “당의 요청에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박지현 비대위원장에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지방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586 용퇴론 논의와 최강욱 의원 징계 처리 의사를 밝히자 '독단'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한 반응이 나왔다.

586그룹의 원로 격인 김민석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25일 오전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우리가 흔히 '팬덤'이라고 하는 내용 중에는 일부 팬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것은 극복해야 하나, 권리당원의 권리 증진이라는 내용 또한 있어왔음을 우리가 놓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김 선대본부장은 “각종 현안이 당의 윤리심판원에 계류되어 있고, 당헌당규의 절차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다”며 “지도부 일방 또는 개인의 독단적 지시에 의해서 처리되는 수준의 정당은 이미 아니다”라고 박 위원장을 겨냥해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전날 박 위원장의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두고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일리 있는 말도 했지만, 틀린 자세와 방식으로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당과 합의되지 않은 제안을 합의된 안처럼 예고한 점과, '나를 믿어달라. 내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표현한 점을 들어 “사당적 관점”이자 “당의 누구도 쓰기 어려운 과도한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선대위 합동회의를 마친 뒤 국회 본관을 빠져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새로운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전화연결에서 586 용퇴론이 당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많다며 지방선거가 끝난 뒤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선 패배와 지방선거 결과를 종합 평가해야지 선거 앞두고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정치경험이 부족해서 나타난 문제가 있다 해도 쓴소리를 했다고 당내에서 고립시키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CBS 뉴스쇼(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 비대위원장이 결기 같은 것도 있어 보이고 감각이 좋아보이기도 하나 정치 경험이 적다”며 “비대위원장을 시켜줄 때는 그거(지지해줄 당내 그룹)를 만들어줘야 되는데 여러 번의 부딪힘을 통해서 고립화된 게 아닌가 이런 느낌도 있다”고 우려했다. 윤 실장은 “본인 경험이 적은 탓도 있겠지만, 팬덤, 양념(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쟁을 흥미롭게 해주는 양념'이라면서 썼던 표현)은 오래된 이야기고 지난 대선 때도 '이거 하지 맙시다'라고 했는데 (민주당이) 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이 25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갈무리

윤 실장은 뉴스쇼 방송의 유튜브 '댓꿀쇼'에서도 박 위원장의 이 같은 행위가 지방선거 후 꼬리자르기가 될 것을 우려해 벌인 것 아니냐는 일설을 김현정 PD가 소개하자 “박 위원장이 대선막판에 여성 지지를 이끌어낸 혁혁한 공을 세웠고, 이재명 후보가 설득해서 어쩔 수 없이 맡았다”며 “(그래놓고 이제) 박지현에게 꼬리자르기식으로 자를 수 있을까, 그런 시도가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밀려서는 선거도 어렵고 나(자신)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당내 고립화시키려 한다는 이 같은 시각에 민주당은 이를 부인하기 보다는 오히려 박 비대위원장의 리더십 문제를 지적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25일 오전 선대위 합동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당에서 박지현 위원장을 고립시키고, 혼자 몰리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아침 방송의 분석을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당에서의 공감대가 이뤄진 이후에 리더십 발휘하는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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