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는다"..'옵티머스' 재판, 하나은행 증인 출석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재판에서 수탁사인 하나은행 측 직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펀드 만기일을 앞둔 2019년 12월 11일경 김재현 전 옵티머스 대표와 통화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신문했다. 하지만 증인이 검찰 측의 질문에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재판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단독(법관 이광열)은 25일 오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NH투자증권 직원 김모씨, 박모씨, 임모씨, NH투자증권 법인 등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선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업무를 수행했던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조모 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 측이 "김재현이 통화에서 펀드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고 하는데 기억나느냐"고 묻자 조씨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두 번째 참고인 조사에서 김재현과 대질했을 당시 '김재현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런 얘기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던 기억난다"고 답했다.
이어 "참고인 조사 당시 '(김재현이)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NH투자증권으로부터 받았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해 들은 바가 있느냐'고 묻자 증인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고 언급한 사실이 맞느냐"고 묻자 조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증인은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검찰 측이 증인에게 '운용사가 지급받아야 할 운용 보수를 포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한 적 있느냐', '보수 변경을 위해서 신탁 계약서를 변경해야 한다고 알려준 사실이 있느냐', '김재현으로부터 투자신탁 대상으로 편입된 사채 발행사에서 집합투자기관인 펀드로 추가 납입하는 절차에 대해 문의받은 기억이 있느냐' 등의 질문을 했으나,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증인은 NH투자증권 측의 반대신문에서도 자신의 증언이 동시에 진행 중인 형사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여러차례 "기억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조씨는 현재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변호인 측은 증인이 검찰 조사 당시 구체적인 기억에 기반해 진술하지 않고 추측으로 답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이 "참고인 조사 당시 검사가 '김재현이 전화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목표수익률 미달 부분을 채워달라고 요청받았는데, 펀드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문의했느냐'고 묻자 증인이 '펀드 수익률 얘기가 나왔다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가정하고 답변했는데, 펀드수익률 얘기가 나왔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아 가정과 추측으로 답변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조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에서 대질할 때 '명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김재현의 진술을 듣고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제가 알기로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 없기에 없다고 답했다'고 했는데 기억에 따라 진술한게 아니라 추측으로 한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조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이 "운용보수 포기와 관련해서도 처음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더니 김재현의 진술을 듣고 '명확히 기억 안나지만 그랬던 것 같다. 운용보수는 예탁결제원에서 자동으로 나가니까 받기로한 것을 받지 않을 수 없고 신탁계약서를 변경해야 한다고 알려준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것도 추측인가"라고 묻자 조씨는 "그랬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재판부에 "증인 말만 봐도 당시 기억이 거의 없을 것 같다. 검사가 자료를 제시하니 다소 가정적으로 답변한 것 같다"며 "검찰이 진술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억 못한다는게 확인됐다. 이러한 사안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20일을 4차 공판기일로 정하고, 김재현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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