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김경수 공약이행률 100%?"..매니페스토 기준은?
[KBS 창원] [앵커]
6·1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전·현직 단체장이 얼마나 공약을 실천했느냐를 둔 공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심층취재팀과 공약이행률을,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윤경재 기자, 자치단체장이 공약을 얼마만큼 이행했는지가 어떻게 발표되는지 알려주시죠.
[기자]
가장 공신력 있고 많이 인용되는 곳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입니다.
30명의 전문가가 20여 일 동안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자료를 감시·분석해 1차 평가를 합니다.
평가단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자치단체가 소명·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해마다 4~5월쯤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요.
결과는 '완료'와 '이행 후 계속 추진', '정상 추진', '일부 추진', '보류'와 '폐기', '기타' 7개로 나눕니다.
[앵커]
네, 최근 양문석 경남지사 후보가 "김경수 전 지사의 공약이행률이 100%"라고 언급을 했어요.
[기자]
네, 지난 16일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양문석 후보가 "김경수 전 지사의 공약이행률은 100%다"라고 말했습니다.
양 후보 측에 근거를 물었더니 지난달 28일 경남도민일보의 '김 전 지사 공약이행률 100%' 기사를 인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공약이행률 100%'라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이런 수치가 나오게 된 건가요?
[기자]
김경수 전 지사의 공약은 모두 104개인데요.
지난해 말 기준 '완료' 12개, '이행 후 계속 추진' 62개, '정상 추진' 30개로 봤습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완료'와 '이행 후 계속 추진' 두 항목을 공약이행률에 포함합니다.
따라서 김 전 지사의 경우 104개 공약 가운데 74개를 실천해 공약이행률 71.15%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럼 양 후보와 신문 기사가 밝힌 '공약이행률 100%'는 틀린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틀린 것이 아닙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7개 평가 결과 가운데 '정상 추진' 항목을 빼고 공약이행률을 71.15%로 평가했지만, '정상 추진'까지 합쳐서 공약이행률을 100%로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광재/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 "평가에 대한 기준이나 내용이 다른 거죠. 두 가지의 차이가 논쟁의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공공의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각 단위에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서 평가하고 팩트체크해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거 때 여기서부터 논쟁이 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성숙한 민주주의, 성숙한 선거 문화로 가는 첫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 전 지사의 예를 들면 서부경남KTX 조속 추진,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처럼 사업의 기틀은 어느 정도 마련했지만 임기 내 완료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공약들이 있잖아요.
이런 공약들이 '정상 추진' 항목에 포함됩니다.
[앵커]
양문석 후보의 말도 이 기준에 따라 팩트체크할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김 전 지사의 공약이행률이 100%'라는 양 후보의 말은 '정상 추진' 항목을 공약이행률에 포함할 수도 있다는 점을 참작해서 '대체로 사실'로 결론짓겠습니다.
[앵커]
공약이행률과 관련해서, 다른 공방들도 이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KBS 토론회에서 이어진 논쟁을 보시겠습니다.
[천영기/국민의힘 통영시장 후보 : "대북협력 의료사업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교류가 불가능했는데도 이행률 100%라고 잡아놨습니다. 이것 전부 다 우리 시민들을 호도하는 이야기 아닙니까?"]
[강석주/더불어민주당 통영시장 후보 : "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에서 평가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입니까? 폐기한 공약은 통영항 연구소 설립 단 한 개입니다."]
[홍태용/국민의힘 김해시장 후보 : "허성곤 시장님께서 요즘 최고의 치적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계신 게 공약이행률 98.1% 달성입니다. 이 공약이행률 98.1%가 추진이행률이지 공약이행률이 아니라는 말씀드리고요."]
[허성곤/더불어민주당 김해시장 후보 : "3가지 빼고 158가지를 다 이행으로 인정받았던 내용을 그걸 폄훼하고..."]
요약하자면 민선 7기 공약 가운데 '완료하지는 않았지만 추진 중'인 사업을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느냐를 둔 논쟁들입니다.
공방이 벌어진 두 자치단체만 해도 시각이 다른데요.
통영시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공약 완료율은 72.5%입니다.
공약 80개 가운데 '완료'와 '완료 후 계속' 58건만 포함시키고 '정상 추진' 21건을 뺀 겁니다.
반면 김해시는 161개 공약 가운데 추진 중인 32건도 포함해 공약이행률을 98.1%라고 자료를 냈습니다.
[앵커]
조금 더 촘촘하고 단일한 기준이 필요할 것 같네요.
[기자]
네, '정상 추진'을 공약이행률에 넣을지 말지 공통된 기준이 필요합니다.
[홍금애/법률소비자연맹 기획실장 : "1~2단계까지는 조성이 끝났는데 2~3단계까지는 조성이 안 끝났는데도 '완료'라고 지자체는 하거든요. 완료했는데 자기가 한 게 아니고 국가의 시책에 의해서 했다, 자기는 전혀 관계 없이 다른 시도에 의해 했다 그런 기준이 (필요합니다.)"]
시민단체들은 '정상 추진' 가운데서도 1% 추진된 게 있고 99% 추진된 게 있다며, 이를 조금 더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안진영/그래픽:김신아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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