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 형사다"..보이스피싱 조직 등친 30대
[앵커]
현금 인출기에서 수차례 돈을 입금하던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게 경찰관이라고 속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30대가 구속됐습니다.
현금 수거 범행에 가담했던 경험으로 범행 대상을 쉽게 알아챈 겁니다.
이형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대 여성이 은행 무인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입금합니다.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으로 속여 가로챈 현금 천9백여만 원을 조직에 보내는 겁니다.
창구를 들락거리며 모두 4차례 입금하던 사이, 갑자기 한 남성이 다가와 말을 걸더니 돈 가방과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여성을 데리고 나갑니다.
이 남성은 과거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범행에 가담한 경험이 있는 30대 A 씨였습니다.
A 씨는 자신을 보이스피싱 사건 담당 형사라고 속이고, 조직원 검거를 위해 돈을 입금하지 말고 창구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뒤, 현금 천5백여만 원과 휴대전화를 갖고 달아났습니다.
A 씨는 같은 날 부산에서도 이 수법으로 또 다른 보이스피싱 범죄의 40대 현금수거책을 속여 돈을 뺏는 등 모두 두 차례에 걸쳐 현금 4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범행 때마다 경찰 신분증을 보이지 않았지만, 현금수거책들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동철/진주경찰서 형사팀장 : "(현금수거책은 보통) 돈을 은행에 입금시킬 때, 백만 원 단위로 여러 차례 걸쳐서 송금합니다. (피의자가) 이런 형태를 본 뒤, 현금 수급책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합니다."]
A 씨는 가로챈 현금을 생활비와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과거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활동 등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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