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두, '586 용퇴' 박지현 또 때렸다.."노무현 정신 선택적 이용"

민주당 내 2030 남녀 갈등 격화하나..박지현 '노무현 정신' 발언 정면 비판한 黃
전날 이어 이날도 '맹폭격' 쏟아내
"민주당 핵심 지지자들을 한 줌 취급..극렬 지지자로 깎아내리니 대부분 납득 못 하는 것"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 <박지현, 황희두 SNS>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 <박지현 SNS,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를 '친윤 스피커'라고 지칭하는 등 저격성 발언을 이어온 황희두 노무현 재단 이사가 '586 용퇴'를 주장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민주당 핵심 지지자들을 한 줌 취급했다"며 일격을 가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지현 위원장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내며 당에 자성을 촉구했으나, 다른 당 지도부는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은 어디 갔나"라며 직설적인 지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황희두 이사는 박 위원장을 향해 "'노무현 정신'을 선택적으로 이용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언제부턴가 '노무현 정신'이 정치인들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단어가 되어버린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일갈했다.

황 이사는 "오늘 비대위 내에서 봉하마을과 '노무현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팬덤, 강성, 극렬 지지층' 같은 발언이 너무나 쉽게 나오는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면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겪은 온갖 수모와 희생, 그를 떠나보낸 후에야 뒤늦게 외친 '지못미' 구호, 다시는 후회하지 않겠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만큼은 끝까지 지키겠다로 뭉친 노사모 회원들, 민주정부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어갈 이재명 후보를 향한 기대감 등 대략 이러한 이유들로 '정치 고관여층'이 된 핵심 지지자들을 한 줌 취급하거나 팬덤, 강성, 극렬 지지자로 깎아내리니 대부분 납득을 못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참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하셨다"며 "'소신 발언, 내부 비판, 합리적인 목소리' 뭐든 다 좋다. 다만 그 과정에서 노무현 정신을 선택적으로 이용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박 위원장에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지선이 끝난 후 '노무현 정신'을 비롯하여 정당 정치, 청년 정치 등과 관련하여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다.

황 이사의 박 위원장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에도 그는 "최근 정당 활동하며 느낀 점이 참 많다. 지선을 앞두고 있기에 최대한 말을 아끼려 했는데 하나만 말하고 넘어가야겠다"며 "평소 '소신 있는 나', '할 말은 하는 나', '그들과는 다른 나'라며 합리적인 이미지를 구축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특징은 나를 비롯하여 주로 핵심 지지자들을 대변하는 이들을 '지지자들 듣고 싶은 얘기나 하는 사람', '중도층', '확장성' 등을 언급하며 쉽게 무시한다"고 박 위원장을 저격했다.

이어 "누구든 각자 생각이 다른 게 당연하고, 합리적인 내부 비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거기까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만 내가 어이가 없었던 건 그렇게 잘난 사람들이 '선거철'만 다가오면 갑자기 태도가 싹 달라진다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처음엔 진짜 달라졌나 싶은 생각도 들고, 진영 전체를 고려하여 내 선거처럼 힘을 보탰지만 돌아보니 그게 현명한 결정은 아니었던 거 같다"면서 "후원금이 필요할 때나, 선거철이 다가오면 그때만 핵심 지지자들에게 어필하고 돌아서선 입 싹 닫아놓고 스스로 '정무적 판단'이 뛰어나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고도 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다시는 그런 부류의 정치인을 도와줄 생각도, 상종할 생각도 없다"며 "2년 후 총선 시즌이 오면 어떻게 흘러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고 박 위원장을 맹비난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