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골 장인' 엄지성 "흥민이 형 왼발골도 재현할래요" [오!쎈 U23 인터뷰]
[OSEN=고성환 인턴기자] 엄지성(20, 광주FC)이 손흥민(30, 토트넘)의 '왼발 원더골'까지 재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엄지성은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에 발탁돼 오는 6월 1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올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조별리그 C조에 편성된 ‘디펜딩 챔피언’ 한국은 말레이시아(2일), 베트남(5일), 태국(8일)과 8강행 티켓을 두고 차례로 맞붙는다.
엄지성은 지난해 프로 데뷔와 동시에 K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팀의 강등은 막지 못했으나 총 37경기에서 4골 1도움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엄지성의 활약은 여전하다. 그는 리그 12경기에 나서서 벌써 4골을 뽑아냈다. 소속팀 광주 역시 단독 1위를 질주하며 다이렉트 승격을 꿈꾸고 있다. 엄지성은 시즌 초 발목 부상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으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모두 이겨냈다.
한 단계 더 성장한 엄지성은 이제 리그에 이어 U23 아시안컵 제패까지 꿈꾼다.
엄지성은 지난 21일 OSEN과 전화 인터뷰에서 “영광스러운 자리에 불러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운을 뗀 뒤 “좋은 기회가 온 만큼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라고 다짐했다.
작년까지 광주에서 함께하던 엄원상(23, 울산 현대) 역시 황선홍호에 승선했다. 엄지성은 엄원상 얘기를 꺼내자 "(엄)원상이 형이 K리그에서 제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어서 기쁘다. 금호고와 광주 선배기도 해서 기분이 더 좋다. 이번에 직접 플레이를 보고 합을 맞출 수도 있어 기대되고 설렌다"며 반가움을 전했다.
이어 엄지성은 이번 대회 우승은 물론 엄원상 옆자리 역시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만나고 싶은 선수로 이강인(21, 마요르카)을 뽑으며 "이강인 선수가 온다고 들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한번 보고 싶고 기대가 되는 선수다. (엄)원상이 형이랑도 엄청 친하다고 들었다. (엄)원상이 형 옆에 붙어 다녀야 할 것 같다. 저는 친분이 없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엄지성은 앞서 U23 아시안컵은 물론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해서도 욕심을 드러낸 적 있다. 그는 "그렇게 큰 대회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제가 잘해야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다. 눈앞에 있는 목표만 보고 달릴 생각이다. 좋은 경기를 펼치다 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 운영과 수비 가담에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되돌아봤다. 엄지성은 "경기 운영을 더 잘하고 싶다. 공격적 드리블을 할 타이밍과 쉽게 패스할 타이밍을 잘 구분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또 요즘은 공격만 해서 성공할 수 없는 시대다. 수비도 공격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태국에서 열렸던 직전 대회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무패 우승을 일궈냈다. 엄지성은 선배들의 업적이 부담되지는 않냐는 질문에 "물론 형들이 해낸 업적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이겨내고 감안해야 하는 위치가 국가대표 자리다. 부담감을 즐기면서 재밌게 해야 할 것 같다"며 오히려 즐기겠다고 답했다.
황선홍호는 예선전(한국 3전 전승) 이후 단 한 차례의 공식전도 치르지 못하고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3월 두바이컵이 모의고사가 될 뻔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무산됐다.
그러나 엄지성은 개의치 않았다. 엄지성은 "이렇게 다 같이 소집돼 훈련해본 게 한 번 정도밖에 없었다.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하지만, 워낙 다 훌륭한 선수들이다 보니 설레는 부분이 더 크다. 재밌을 것 같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엄지성은 최근 손흥민을 연상케 하는 원더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FC안양과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득점을 터트리며 엄청난 슈팅력을 자랑했다.
그는 손흥민이 떠올랐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저는 계속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을 넣었다. 그런데 손흥민 선수는 양발을 다 잘 써서 왼발 원더골도 많이 넣었다. 저도 손흥민 선수처럼 왼발 감아차기 혹은 시저스 후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어보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프로 2년 차에 접어든 엄지성은 올해 본인만의 세레머니까지 장착했다. 이전까지는 손흥민의 찰칵 세레머니 등 다양한 세레머니를 펼쳤지만, 최근에는 오른손으로 엄지를 치켜올리고 왼손으로 'ㅅ'을 만드는 시그니처 세레머니를 만들었다.
엄지성은 "작년에는 손흥민 선수 세레머니도 따라 했다. 올해는 저만의 시그니처 세레머니를 계속 고민하다가 하나로 딱 정했다. 그런데 정하자마자 골을 넣었다.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아 계속 이어가려 생각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할 생각"이라며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세레머니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엄지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더 많은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최근 원더골을 터트리며 손흥민 선수와 엮여 자주 언급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광주에도 저런 좋은 선수가 있구나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팬분들께 이름을 알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엄지성은 "항상 응원해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드린다. 팬분들이 있기에 선수들이 있다.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한 발짝 더 뛰겠다. 팬분들의 눈을 즐겁게 해드릴 수 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태극마크에 어울리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했다.
황선홍호 최종명단에 포함된 23명 중 14명은 23일 먼저 출국했다. 2차 출국 대상자 5명은 28~29일 K리그 일정을 소화한 후 30일 출국한다. 해외파 4명은 곧장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엄지성은 1차 출국 대상자로 24일부터 현지 훈련을 치렀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