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수석' 출신 윤종원, 尹정부 국무조정실장 기용 온당치 않다

장관 급인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에 대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25일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인선에 대한 여권 내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이다.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 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들에 관여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실패한 것으로 규정한 정책들이다. 이런 점이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반대 기류를 분출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실패한 경제정책을 주도한 사람이 어떻게 새 정부의 정책을 총괄 조정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겠나"면서 "참신하고 유능한 관료들은 찾아보면 많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원내 관계자도 "전임 정부의 잘못된 정책 책임자였던 사람을 다시 중용하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행장의 발탁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과거 정부에서 함께 일한 경험 등이 고려된 인선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총리가 윤 행장을 국무조정실장으로 추천했다고 한다. 하지만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당정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그러잖아도 윤 대통령의 인사를 놓고 말들이 많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역과 여성에 대한 안배가 부족하고, 쓴 사람을 또 쓴다는 비판이 일자 능력과 전문성만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또 불거졌다. 능력 문제 뿐만 아니라 '모피아' 출신이 경제정책과 행정부 운영을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 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이 대표적인 모피아 인사로 분류된다. 윤 행장까지 가세하면 마피아식 '패거리 문화'의 부활이란 얘기가 나올 법하다.

이런 점들을 따져보면 문 정부 경제수석 출신의 윤 행장을 국무조정실장에 기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실패한 정책의 관료라는 점에서 능력주의 인사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한마디로 부적절하다. 인사 원칙은 일관되게 지켜야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 집권 초기라 여유가 없겠지만 인사가 틀렸다 싶으면 과감하게 인정하고 수정해야 한다. 이번 인선을 철회하고 최대한 빨리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야 함이 마땅하다. 업무 능력을 갖추고 있고, 국민의 상식에도 맞는 인재를 구해 잡음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