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중대법 적절한지 들여다봐야..공공요금 통제는 열등한 방법"
복잡한 세법 등 규제개혁 필요 강조
노동개혁 통한 생산성 향상도 지적
윤종원 논란엔 "유능한 사람" 옹호
한덕수 국무총리가 25일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규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전력 등 공공요금 동결로 극심한 적자에 시달린 공기업과 관련해서는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열등한 방법이며 저소득층에 바우처 지급 등 소득 지원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정책 운영 방향을 밝혔다. 한 총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 규제와 관련해 “전날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공정위원장으로부터 규제를 합리화해 기업 간 제대로 된 경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이에 전적으로 공감 의견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제시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상장사·비상장사와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의 내부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한 총리는 “총수 일가가 20% 이상 출자한 회사에 대해 금지한 것은 기본적으로 ‘안 된다’는 정의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만약 19%로 만들어놓으면 어떻게 되겠느냐. 1%를 더 못 낮췄으니 안 된다 이렇게 되는 건데 경쟁에 있어 연속성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을 담합해 가격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해야겠지만 기업 간 거래 문제는 규제를 통해 경쟁을 촉진하기 어려운 것이 상당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서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산업 안전 재해 사고를 줄여야 하는 데 동의하지만 방법론이 적절하냐에 대해서는 들여다봐야 한다”며 “외국 사례도 살펴보고 국제적 기준을 맞춰가야 우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규제 개혁에 있어서는 국제적 기준에 맞춰 세제 개혁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총리는 “세법과 관련해 너무 복잡해서 잘 이해가 안 되는 것, 세무사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며 “세제가 투자나 고용 창출에 있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지 다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수준의 노동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우리 노동자도 국제적으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급속히 전개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로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규제 개혁을 위해 은퇴 공무원을 동원해 규제 혁신에 집중하는 임시 조직을 꾸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전 등 공기업의 만성적인 적자와 관련해서는 가격통제 방식이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민생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나쁘고 열등한 방법”이라며 “가격을 통제하면 부자부터 어려운 사람까지 모두 돕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소득 조절을 하는 것이 맞다”며 “가격통제는 하지 않고 바우처 등으로 어려운 사람을 두텁게 지원하도록 하는 방식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니 미리미리 공급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의 원칙은 어려운 사람에게 더 많은 (공급 물량이) 가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임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경제수석을 맡았는데 여당 지도부 등은 소득 주도 성장 등에 동조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시했다. 한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윤 수석이 오면서 포용적 성장으로 정책이 바뀌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비서관으로도 일했고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대표로 근무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임명과 관련해서는 “인사권자가 최종 판단할 것”이라며 의견을 유보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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