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추락에.. "연준, 과속하지 말라" 우려 쏟아져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가파른 통화긴축 정책에 대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41년만에 최고치인 물가 상승세를 진화하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가운데, 빠른 금리 인상이 경기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현지 시각)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물가에 대처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썼다. 보스틱 총재는 전날에는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소방차도 교차로에서는 속도를 줄인다”며 “9월에는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추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연준이 예고대로 6월과 7월에 잇따라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하더라도 그다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9월에는 금리를 동결하며 추이를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은 총재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8월에 연 2% 근처에 도달하고 나서 인플레이션이 감속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오면 추가 긴축이 맞는지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두 번의 추가 ‘빅 스텝’ 이후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일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오고 있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힘을 받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전 미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6.6% 감소했다. 이 같은 월간 감소 폭은 2013년 이후 가장 크다. 미국 언론들은 “신규 주택 판매가 4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동산 시장이 급격한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날 S&P글로벌이 내놓은 5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3.8로서 최근 4개월 사이 최저치였다.
뉴욕 증시가 추락하면서 시장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연준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마켓워치는 “주가 폭락으로 예상보다 경기 침체가 더 빨리 도래할 수 있다”고 했다. 주식 전략 분야 권위자인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연준의 과잉 대응에 대해 약간은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경제의 허점 중 일부는 연준이 유동 자금을 너무 빠르게 회수하면서 생겼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는 “연준의 양적 긴축이 전례 없는 역풍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리 인상과 별개로 연준이 6월부터 시중의 유동 자금을 줄이는 양적 긴축을 개시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주장이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예정이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떨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에서도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한 ‘빅 스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라가르드 총재가 반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6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은 안팎에서는 금리를 1.5%에서 1.75%로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럴 경우 1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게 된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4%대로 올리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2%대 중·후반으로 낮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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