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또 작심 발언 "86 용퇴·팬덤 정치 청산"..민주당 내홍

박준우 기자 입력 2022. 5.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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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어제(24일)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서 오늘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586 용퇴론, 또 팬덤 정치 청산 등을 공개석상에서 다시 한번 강조한 거죠.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지도부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이기도 한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선거 로고송의 트렌드가 조금 바뀐 듯합니다. 보통 로고송 하면 신나는 비트와 경쾌한 멜로디, 희망찬 가사가 주를 이뤘었죠. 하지만 MZ세대의 시대정신은 형식 파괴인 걸까요. 여야의 당 대표, 둘 다 MZ죠.

민주당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선정한 선거 로고송, 바로 이 곡입니다.

물론 멜로디 자체가 아예 처지는 느낌은 아니지만요. 가사만큼은 철저한 자기 반성을 담았습니다. 박 비대위원장, 어제 기습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요지는 민주당의 지난 과오에 대한 사과였죠.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왜 반성해야 하는 사람들이 다 나오냐'고 아픈 소리도 들었습니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정말 많이 잘못했습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더 사과드리겠습니다.]

당내 성비위 사건과 내로남불 문제 등을 두고 자성론을 꺼내든 건데요. 단순히 반성으로 그친 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책임지고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는데요.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는 호소도 뒤따랐습니다.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민주당 후보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습니다. 국민과 상식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박 비대위원장의 자아 비판, 지방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결정이었을 텐데요. 당의 변화를 이끌겠다며 중도층을 향해 '읍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뒷말이 무성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웬 반성이냐,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란 반발이 일었죠. 정무적으로 미숙한 판단이었다는 지적도 잇따랐는데요.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은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국민의힘의 잘못된 것을 적절하게 지적 안 하면서 이미 여러 번 사과해왔고 그다음에 처리를 해온 문제에 대해서 오히려 더 키우는 것은 선거는 상대성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박 비대위원장이 팬덤 정치를 문제 삼은 부분도 논란이 됐습니다.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말일 텐데요. 타깃을 좀 더 좁혀 보면 세계사적 의의가 있는 '개딸'들을 향한 경고겠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지난 14일) : 소위 '개딸' 현상, '양아들'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긴 한데 저는 이게 세계사적인 의미가 있는 새로운 정치 행태라고 생각해요.]

개딸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받아들인 듯합니다. 즉각 격앙된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선대위원장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박 위원장을 향한 비토가 줄을 이었는데요. "요즘은 김건희보다 박지현 얼굴이 더 보기 싫다"는 혐오성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반발이 거세지자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는데요. 이재명 위원장은 "확대 해석은 경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비대위원장 박지현이 아니라 그냥 박지현 개인의 푸념일 뿐이란 걸까요?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개인 차원의 입장 발표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는데요.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일부 강성 지지층의 맹목적 지지는 오히려 정당에게 독이 된다는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우리 당은 팬덤 정치와 결별하고 대중 정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정치, 팬덤 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주었습니다.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 쐐기를 박은 작심 발언이 있었는데요.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습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합니다.]

여기서 간만에 '온 더 레코드' 코너를 준비해봤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의 속마음, 쉽게 풀어보면 자신의 말을 고깝게 듣는 꼰대들은 물러나라는 얘기 같기도 합니다.

결국 터질 게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의 공개 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고성이 터져 나온 건데요. 박 비대위원장과 윤 비대위원장 간 격한 언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문밖을 넘기도 했는데요. 회의장 바깥에서도 둘 사이 냉랭한 분위기는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그럼 586 용퇴론 관련해서는 위원장님께서 어떤 입장…) 저 이제 화장실도 좀 가야 되는데. (이거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 잠깐만요. (오늘 폐회 예정인 거 비공개 전환하신 이유가 있지 않나요? 안에서 고성이 들렸어가지고. 용퇴론 관련해서 그 이후에 논의를 하신 바가 있으신가요?) 아니 없어요.]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 (원래 회의가 원래 폐회였는데 비공개로 전환이 되고 안에서 좀 고성이 들리던데.) 따로 답변은 드리진 않겠습니다. 제가 가야 돼서요. 제가 지금 춘천으로 급하게 가야 돼서…]

사실 선거를 앞두고 당 지도부 투톱이 이렇게 불협화음을 빚는 건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죠. 그럼에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박 비대위원장에게 경쟁심을 느꼈나 봅니다. 불협화음이라 하면 국민의힘도 결코 뒤처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 대선이라는 이번 항해의 여정에서 우리의 콘셉트는 불협화음이어야 합니다.]

그보다는 단순히 관심을 민주당에 뺏겨선 안 된다는 경계심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이 대표, 어제 박 비대위원장의 기습 기자회견이 열린 뒤 곧바로 맞불 회견을 열었습니다. 먼저 박 비대위원장의 사과가 어설프다고 직격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오늘 했다는 그 사과는 사과의 구성 요건을 정확히 갖추지 못 한 거로 보입니다. 사과에는 실천이 따라야 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대당에서 어떤 분석을 바탕으로 사과를 했는지 약간 좀 의아하긴 합니다만…]

그러니까 어떤 잘못된 행동 때문에 사과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이죠. 다만 박 위원장의 읍소 전략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 듯합니다. 이 대표도 읍소 전략을 벤치마킹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제발 윤석열 정부가 거대 야당의 무리한 발목잡기를 뚫고 원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박 위원장이 선정한 로고송이 '미안 미안해'였다면 이 대표가 띄운 로고송은 '걱정 말아요 그대'였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국민의힘은 절대 오만에 빠졌던 민주당이 입에 담았던 '20년 집권론'과 같은 생각을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지방정부를 맡겨주신다면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지역 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해 내기 위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과거의 국민의힘으로 돌아간다거나 민주당처럼 오만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힌 겁니다. 걱정 말고 2번을 찍어달란 호소입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박 비대위원장의 긴급 회견에 대응하는 성격도 있지만요. 지방선거 판세가 유리해지면서 당내 느슨해진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의도도 엿보이는데요.

이 대표, 박 비대위원장에 비해 연배가 높긴 하지만 그래도 MZ는 MZ죠. 박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화두도 한 가지 던졌는데요. 박 위원장이 '세대 교체론'을 내세웠다면 이 대표는 '시대 교체론'을 꺼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제가 꺼내고 싶은 화두는 시대교체입니다. 이미 지난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우리 당은 한 박자 빠르게 새로운 정당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우리 당은 이제 어떤 신격화된 대통령을 모시거나 추종하지 않습니다.]

자, 오늘은 내가 맞아요를 외치고 있는 여야의 두 MZ 당 대표들의 소식을 다뤄봤는데요. 젊은 세대의 패기라고 봐야 할까요. 둘 모두 어떤 역풍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다정회의 대표 MZ 류정화 실장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마자요 민지~ 마자요 류민지! 마자요 류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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