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보안' 양자암호 생태계 넓히는 SKT
강소기업들과 손잡고 원칩 개발
국방·공공 이어 글로벌시장 공략
양자컴퓨팅 개발로 인해 해킹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차세대 방패'로 불리는 양자암호 생태계가 부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비해 국내 강소기업들과 손잡고 '양자암호 원칩' 등 보안성을 강화한 양자보안기술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국방·공공 시장뿐만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은 IDQ와 간담회를 열고 KCS, 비트리, 옥타코 등 국내 암호분야 강소기업과 QRNG(양자난수생성)를 활용한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QRNG는 SK텔레콤과 IDQ가 지난 2020년 처음 개발했다. IDQ는 SK텔레콤이 2018년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기술 기업이다. QRNG는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드는 기술로, 제3자가 해킹을 시도해 난수를 탈취해도 패턴이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불가능하다. 인증·금융·메신저 등 보안이 필수적인 서비스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최근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QRNG 칩셋을 탑재한 '갤럭시 퀀텀3'를 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IoT(사물인터넷)·V2X(차량용 사이버 보안)·UAM(도심항공교통)·금융 다양한 영역에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경우 가입자 인증에 QRNG를 적용했다. 엄상윤 IDQ코리아 대표는 "IDQ가 보유하고 있는 QRNG의 원천 기술과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이끌어내겠다"며 "이후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양자보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KCS, QRNG와 암호통신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로 합친 '양자암호 원칩'을 개발중에 있다. KCS는 IoT 기반의 제품 및 디바이스에 보안을 제공하는 암호칩(KEV7)을 독자개발한 기술기업이다. KEV7 칩은 국정원으로부터 전체 2등급 암호모듈검증(KCMVP) 인증을 획득해 국내 암호칩 중에서 가장 높은 보안등급을 받았다.
KCS의 암호칩에 QRNG칩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인증 과정을 단축하고 원가 비용도 낮출 방침이다. SK텔레콤과 KCS는 양자암호 원칩으로 드론 등 국방 무기체계사업, 한전 등 공공기관 사업, 월패드 등 홈네트워크 보안 시장 등의 진출을 추진한다.
김한직 KCS 상무는 "내년에 출시될 양자암호칩은 국방·공공분야에 진출할 예정으로 양자암호 생태계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체인증 벤처기업 옥타코가 내놓은 지문인식 보안키 '이지퀀트'는 온라인 인증 서비스 기반 카드형 지문보안키(FIDO)에 QRNG 기술을 결합했다. 기존에 서비스되던 지문 보안키에 QRNG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하는 식이다. FIDO는 온라인 환경에서 ID, 비밀번호 없이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인 인증을 수행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지퀀트는 현재 경기도청과 대전상수도 사업본부, 지하철 통합관제 CCTV 관리자 보안인증 수단으로 채택됐다. 옥타코는 QRNG가 결합된 FIDO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MS365나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과의 연동 및 글로벌 기업·미국 연방정부 인증 서비스까지 공략할 예정이다.
반도체 설계 기업인 비트리는 SK텔레콤, IDQ와 함께 4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지난 2020년 세계 최초 QRNG 칩을 상용화했다. IDQ와 비트리는 QRNG의 기술진화를 목적으로 차세대 QRNG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QRNG 칩은 시장 확산을 위해 기존 QRNG 칩 대비 크기가 더 작고 가격은 저렴하며 성능이 개선되는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이같이 국내 강소기업들과 양자보안 생태계 확장에 나서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QRNG 시장은 현재 초기 단계지만 2026년까지 8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10년 내 8억개의 디바이스가 연결될 전망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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