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인가, 집착인가.. 27일 새 루나 나온다
테라2.0 계획 현실화
생태계 확장성엔 물음표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 이후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권도형(해외 이름 권도)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2.0'제안이 사실상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아, 오는 27일 새로운 '루나(LUNA)' 코인이 발행될 예정이다. 기존에 있던 루나는 '루나클래식(LUNC)'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그러나 시장에서 권 대표와 테라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가 훼손, 주요 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상태에서 테라2.0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테라2.0 제안, 검증자 투표 통과 확실시
25일 현재 테라의 인프라 서비스인 테라 스테이션에서 진행되고 있는 테라2.0 제안에 대한 찬성이 66.87%로 과반을 넘었다. 이미 찬성의견이 과반을 넘은 상태에서 테라2,0 계획이 현실화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된 셈이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 18일 온체인에 올린 '테라 생태계 복원 계획'에 따르면 권 대표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테라는 오는 27일 새로운 블록체인 가동을 시작하고 새 루나(LUNA(테라) 코인을 발행한다.
테라2.0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만들어진다. 테라2.0이 처음 제안됐을 당시 하드포크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으로 하드포크는 특정 블록에서 체인을 분할하는 것이지만, 테라2.0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첫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부터 생성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블록체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테라 및 루나 관련 디앱 등 프로젝트들은 테라2.0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테라 측은 다양한 인기 블록체인 응용서비스(디앱, dApp)들이 테라2.0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테라 커뮤니티에서는 루나의 시세를 올리기 위해 루나를 소각하는 것에 대체로 찬성했지만, 권도형 대표가 테라2.0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권 대표는 테라2.0을 가동하면 총 10억개의 새 루나 토큰을 기존 토큰 보유자들에게 에어드롭하겠다고 밝혔다.
■신뢰 상실+검찰 수사… 성공 '미지수'
테라는 테라2.0을 통해 대폭락 사태를 일으킨 테라USD(UST)와 루나(LUNA)와 결별하겠다는 계획이다. UST와 루나는 각각 테라클래식, 루나클래식으로 이름이 바뀐다. 테라2.0에서 탈중앙화거래소(DEX), 결제, 지갑, 대출, 스테이킹, 스테이블코인, NFT 거래소 등의 디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테라2.0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 비관적 시각이 많다.
일단 검찰과 경찰이 줄줄이 테라를 수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검찰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이 UST와 루나에 투자했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 법인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테라폼랩스 직원의 법인자금 횡령 정황을 입수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관련 자금의 동결을 요청한 상태다.
그런데다 권도형 대표, 테라폼랩스, 테라파운데이션가드(LFG)가 동시에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점도 악재다. 일각에서는 LFG가 자신의 뜻대로 운영하기 위해 5월 12일 2억2100만 루나를 매수해 검증노드로 등록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LFG의 투표권만으로도 과반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노드(Allnodes)의 콘스탄틴 보이코-로마노프스키(Konstantin Boyko-Romanovsky)는 지난 19일 더블록에 투표 자체가 부당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투표 과정이 독재처럼 진행되고 있으며, 투표 방식이 가상자산의 분산 철학에 어긋난다"며 "테라폼랩스가 상당한 양의 투표권한을 가질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 투자자들이 대다수인 커뮤니티에서 테라2.0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7300여명이 참여해 9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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