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모창 가수 애환 담아"..'윤시내가 사라졌다', 진짜 나의 세계를 찾아서(종합)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가 모창 가수의 원조를 찾는다는 독특한 스토리를 앞세워 영화계를 찾는다. 모녀의 여정을 통해 진짜와 가짜, 관심과 무관심 상반된 가치를 유쾌하게 녹이겠다는 포부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 개봉 후에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윤시내가 사라졌다'(감독 김진화)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자리에는 배우 이주영, 오민애, 노재원과 김진화 감독이 참석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열정 충만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오민애)와 엉뚱 매력 관종 유튜버 장하다(이주영) 두 모녀가 전설의 디바를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며 오민애가 배우상을 수상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김진화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영화를 편집하다 보니 작품의 주된 키워드가 진짜와 가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테이션 가수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가짜의 삶은 아니다. 진짜의 삶은 다양함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 장하다, 그리고 연시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신순이(연시내)까지도 모두 다양함 속 개별 된 삶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나 역시 하나의 개별적인 삶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기 자신을 인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이미테이션 가수라는 독특한 소재를 앞세운다. 김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극장'을 좋아했는데 이미테이션 가수가 나오는 회차를 본 적이 있다. 그분의 삶이 참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유튜브에서 모창 가수가 나오는 토크쇼를 봤는데, 그분이 자신이 모창하는 가수와 닮아갈수록 자신감이 생긴다고 하더라.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데 그럴수록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창 가수를 다룬다면 그들의 애환과 발랄함을 함께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장하다, 연시내, 운시내(정준옥) 등 등장인물의 독특한 이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장하다는 초등학교 동창 이름이다.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신발장에 새겨진 '장하다'라는 이름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극 중 장하다는 언제나 칭찬, 인정, 사랑을 갈구하는 캐릭터인데 그의 이름이 불릴 때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다면 아이러니한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사용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가수 윤시내의 독보적인 아우라에 반해 전설의 인물로 선택했다고 알렸다. 그는 "이미테이션 가수가 등장하기 때문에 진짜 가수는 그 사람 고유의 무대매너, 동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테이션 가수를 보자마자 아, 그 가수구나 떠오를 만한 사람이어야 했다"며 "그래서 윤시내 선생님이 바로 떠올랐다. 윤시내 선생님은 연출로 만들 수 없는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녀 관계를 연기한 이주영과 오민애의 연기 앙상블은 남달랐다고. 이주영은 "오민애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때 정말 첫눈에 반했다. 권위적이지 않고 사랑스러운 선배님의 모습에 나중에 나이가 들더라도 선배님처럼 순수함을 가지고 연기에 임해야겠다 생각했다"며 "연기하는 모든 순간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오민애는 "신순이와 장하다가 서로 아웅다웅하는 관계로 나오다 보니 몰입을 위해 현장에서 이주영과 마냥 화기애애하게 지낼 수 없었다"며 "그런데 이주영이 마지막 촬영 날 벅차서 눈물을 흘렸다고 들었다. 아마 자연스럽게 애틋함이 생긴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오민애는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 신순이로 분한다. 그는 "모창 가수 역할 제의를 받았을 때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습할수록 윤시내를 흉내 내기 어렵워 대박이 아니라 쪽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생기더라"며 "그래서 특징을 따라 하려 했다. 윤시내의 특징인 펌핑 동작, 포효 같은 무대매너를 살리고자 했고, 성격적으로는 차분하고 수줍은 소녀스러움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시내는 정말 돋보적이다. 음색, 성량, 아우라까지 흉내낼 수 없는 인물"이라며 애정을 표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으로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인 정준옥을 연기한 노재원은 "윤시내 선생님과 성별이 다른 것은 연기할 때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준옥이란 인물은 그저 무대에서 노래하는 삶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순수하고 자유로운 인물로 표현될 수 있을까를 더 고민했다"고 했다. 이어 "정준옥은 장하다와 신순이, 두 사람을 지켜보며 묵묵히 함께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로해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곡 '열애'를 열창하는 장면을 위해 많은 연습을 거쳤다. 그는 "'나는 나만의 방식대로 부른다'는 준옥이의 대사를 보고 어떻게 하면 '열애'를 정말 잘 부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혼자 코인 노래방에서 많이 연습했는데, 자유롭게 즐기면서 나만의 방식 대로 부르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오는 6월 8일 개봉된다.
전세린 인턴기자 sel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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