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BI와 유사.." 한동훈 '소통령' 논란, 진화 나선 대통령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공직자 인사 검증을 위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설치 논란에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역할이 유사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인사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인사 추천과 검증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논리다. 대통령실은 인사정보관리단 신설에 대해 “대통령이 공약했던 ‘민정수석 폐지’와 ‘대통령 비서실에 집중된 권한 내려놓기’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 어떤 기구가 사정 컨트롤 타워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인사에서도 추천과 검증 기능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재를 찾고 추천·발탁하는 기능은 대통령실, 검증 기능은 법무부에 각각 밑기면서 인사 권한 집중을 막고 검증 업무의 객관성·중립성·투명성 또한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은 법무부 산하 FBI가 1차 인사 검증을 진행하는데, 우리나라는 FBI 같은 기관이 없으니까 법률적 문제를 검토하고, 개인정보 유출이나 인권 침해 소지를 막으면서 여러 작업을 해야되는 과정에서 법무부에 인사 검증 기능을 두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인사 검증 기능까지 가져가고, 검찰 출신이 실질적인 역할을 맡으면 결국 검찰 권력이 비대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인사정보관리단은 검찰, 경찰, 국무조정실, 인사혁신처, 교육부, 국방부, 국세청 등 여러 관계 부처 파견인력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사정보관리단이) 검찰 주도의 기구는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단장 역시 비검찰이나 비법무부 출신이 맡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고,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또 “관리단 사무실도 법무부 외부에 별도 설치해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도 이날 별도 자료를 내고 적극 대응했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자료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공직인사를 위해서는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의 분산을 통해 상호 견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과거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인사 검증 전체 과정을 전담하던 기존 시스템을 개선해, 1차 검증을 인사정보관리단에서 담당하고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검증 결과를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권을 중심으로 인사정보관리단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법무부 기능이 강화되면서 윤 대통령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권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출신 장관을 임명한 법무부에 타부처 공직자 인사 검증을 맡긴다는 것은 노골적으로 검찰 중심의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