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첫 봄나들이, 대박난 패션 빅5.."2분기 더 잘나간다"

1분기 영업익 최고 7600% 껑충
리오프닝·보복소비로 깜짝 실적
수입브랜드·골프웨어·뷰티도 호황
하반기 '차이나 리스크'가 변수

패션업계가 엔데믹 기대감에 지난 1·4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2·4분기까지는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중국 불확실성 등이 변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한섬의 영업이익은 59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 LF와 삼성물산도 각각 479억원, 4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100% 늘어난 수치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도 영업이익이 55.6%, 7600% 신장했다.

의류업체의 호실적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과 무관치 않다.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축적된 이연 수요가 리오프닝과 함께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큰 폭의 회복세에도 의류 소비가 기저효과 이상으로 성장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다. 2021년 연간 의류 소매판매를 총액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 대비 9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국내 의류소비는 지난해 대비 6% 성장한 76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가계소비 대비 의류소비 비중은 8.0%로, 0.2%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의류업체들은 적어도 2·4분기까지는 웃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4~5월 의류업체들은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비수기지만 1·4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분기 한섬의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전년동기 대비 15.5% 늘어난 271억원, LF는 15.6% 신장한 590억원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11.3% 증가한 295억원으로 예상된다.

한섬은 1·4분기 이익 기여도를 높인 '랑방컬렉션' '더캐시미어' '톰그레이하운드(수입 편집샵)' 등이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2·4분기에는 프리미엄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 플래그십 매장 오픈과 자체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 면세점 입점 등이 호재로 꼽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화장품 및 패션 합산 수입 매출 비중이 52%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안에 최소 7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뿐만 아니라 자체 패션·뷰티 브랜드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2·4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물산도 '메종키츠네' '르메르' '아미' 등 신명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메종키츠네'와 '르메르'는 이달 셋째 주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 이상 신장했고 '아미'는 60% 넘게 늘었다. '에잇세컨즈'는 같은 기간 30% 이상, '빈폴'은 20% 가까은 신장율을 기록했다.

LF 패션부문은 기존 브랜드와 MZ세대를 겨냥한 '불리' '아떼' 등 뷰티사업이 동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리복' 국내 판권을 확보한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코오롱FnC는 골프웨어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80% 이상의 매출이 늘어난 '왁'은 올해 중국과 미국에 진출, 높은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는 인플레이션과 중국 리스크라는 변수가 있다. 서 연구원은 "물가가 꾸준히 상승세이고,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은 소비 개선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