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승기 굳히기' VS 송영길 '막판 뒤집기'
송영길, 전통 텃밭 지키기 공들여
국힘, 25개구 중 16개구 승리 확신
서울시장 선거는 현직시장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앞서간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신 송영길 후보가 뒤를 쫓는 모양새다. 판세는 첫 4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오세훈 후보가 송영길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25일 발표된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결과(22~23일·서울 유권자 801명) 송영길 후보를 54.1% 대 31.5%로 22.6%포인트(P) 차로 크게 앞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와 엇비슷한 결과다. 갤럽·중앙일보 조사(13~14일·서울 유권자 1001명)에선 오세훈 후보가 56.5%, 송영길 후보가 31.4%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는 25.1%P다.
오세훈 후보와 송영길 후보 지지율은 리얼미터·MBN 지난 4일 조사(2~3일·서울 유권자 813명)의 52.6%, 38.6%보다 격차(14%P)가 더 커지는 흐름이다.
이같은 흐름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한미정상회담 등 잇따른 여당에 유리한 이벤트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오 후보는 '약자와의 동행'을 대표 공약으로 승기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생계·주거·교육·의료 등 4대 분야 지원 정책을 뼈대로 하는 '약자와의 동행' 공약은 저소득 가구에 기준 소득과의 차액 일부를 지원하는 안심소득을 도입하고 임대주택 질을 높이는 게 골자다.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저소득층 학생에게 유명강의 및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울런'도 추진한다.
부동산 정책에선 임대주택 고급화가 중심이다. 평수를 1.5배로 확대하고 60㎡ 이상 평형 비중을 현 8%에서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인테리어도 교체 주기를 단축하고 고급화한다. 리모델링·재건축 수요에 대해선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신속통합기획 본격화, 재개발에선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공동 개발하는 '모아주택·모아타운' 확대를 공약했다.
송영길 후보는 유엔 아시아본부 서울 유치가 제1공약이다. 서울을 글로벌 행정수도로 끌어올려 국제위상을 더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유엔 아시아본부를 유치하면 일자리 2만개 이상을 새로 만들고 남북평화 기반도 다질 수 있다는 게 송 후보 측 주장이다. 송 후보는 “유엔 제5본부가 자리 잡고 있는 서울을 향해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이나 장사정포를 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정책은 분양전환주택이 중심이다. '누구나집'으로 내집마련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약속했다. 10년간 낮은 임대료로 살다가 10년 뒤 최초 확정분양가로 내집을 장만한다. 공공주도 신속개발로 주택 41만호를 공급하고 30%를 청년세대에 우선 배정한다.
서울 내 25개구에서도 역시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서초구를 제외한 24개구를 모두 민주당에 내줬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이 박영선 당시 민주당 후보에 승리한 보궐선거에선 25개구에서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국민의힘은 과반을 넘어 3분의 2인 16개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14개구 이상 승리를 바라본다.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노원구와 도봉구도 '경합'이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며 지지층 투표를 독려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 조직력은 원체 좋은 편인데 현역 구청장을 싹쓸이 한 상태여서 조직표를 동원할 수 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10개구 이상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강북구·관악구·금천구·노원구·도봉구 등 전통적인 텃밭을 사수하고 경합지역에서 최대한 승리를 가져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송영길 후보도 강북권 고속철도 역사 신설, 경전철 조기완공 및 신규 노선 추진 등 교통환경 개선공약을 발표하는 등 텃밭 지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찍은 사람이 모두 투표장에 다시 나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단일후보인 권수정 정의당 후보와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무소속 김광종 후보도 시민들과 만나며 한 표를 호소했다. 권수정 후보는 “극심한 불평등,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위기를 특정계층에 전가하는 차별에 맞서는 서울 변화가 절실하다. 가보지 않은 길, 해본 적 없는 선택을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신지혜 후보도 “이번 선거에서 존엄의 기본을, 평등의 기본을 바로 세우는 정치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광종 후보는 '거주하기 좋은 서울'을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시가 보유한 17만호 임대아파트를 토지임대부로 전환해 현 임차인에게 평당 300만원 정도에서부터 소유권을 넘기는 게 골자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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