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전투표 전날 세종 방문에도, 민주 '관권 선거'라 반발하지 못하는 속사정은
행정수도·균형발전 얘기 나올 수도..국힘, 호재 '환영' vs 민주 '예의주시'
충청권이 26일 세종에서 열리는 윤석열 정부의 정식 '첫 국무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지방선거 사전투표(27-28일)를 하루 앞둔 시점에 열리는 만큼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대통령 발언이 있을지 주목되면서 막판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여야도 회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취임 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서울청사와 화상 연결 없이 진행되는 대면 국무회의로, 20명의 국무위원이 모두 세종으로 집결한다. 이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첫 국무회의를 세종에서 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차원이라고 대통령실을 밝혔다.
이번 회의는 7년 5개월 만에 세종에서 국무위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면 국무회의란 점이 의미를 더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인 2018년 12월 11일, 2020년 1월 21일 세종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으나, 이는 일부 국무위원들이 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윤 대통령이 국무위원 전원을 대동해 충청권을 찾는 만큼 지방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은 여야가 승부처로 보고 있는 경합 지역이다. 세종을 비롯한 대전과 충남 모두 여야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혼전 양상이다. '충청의 아들'을 자임해온 윤 대통령의 사전투표 하루 전 지역 방문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정치적 함의'가 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대형 호재로 판단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집권당 후보에게 표를 달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민호 시장 후보는 국무회의 개최 사실이 알려지자 "이번 국무회의는 세종시가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가는 첫 관문이자 역사적인 일"이라며 환영 성명을 냈다.
이날 국무회의는 새 정부 내각 1기를 본격 가동하는 차원에서 국정 현안을 점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세종집무실 설치에 강한 의지를 보여온 만큼, 상징성에 무게를 뒀을 때 세종집무실 설치 계획 등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행정수도 완성이나 지역균형발전 약속을 추가로 내놓는다면, 수혜를 받게 될 충청권 표심이 요동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탓에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대통령 지역 방문은 '노골적인 관권 선거운동'이라 비판하지만 민주당은 차마 이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장해온 '행정수도 완성'과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이춘희 시장 후보 측은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단계일 수 밖에 없다"며 "회의 발언을 보고난 뒤 대응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세종에서 쌓아온 '행정수도' 공이 윤 대통령 방문으로 국민의힘에게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서도 손 놓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곤궁한 기류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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