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네가 차!" 경기 난입‧키커 교체한 구단주.. 실축하자 '팀 해체'
불가리아 프로 축구리그에서 경기 도중 클럽 구단주가 난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페널티킥 키커를 바꾸려 한 것인데, 구단주는 자신이 지정한 키커가 득점을 올리지 못해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되자 다음날 팀 해체를 선언했다.
25일 영국 데일리스타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2일 진행된 차르스코 셀로와 로코모티프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리그 최하위인 차르스코 셀로의 1부리그 잔류 여부가 걸린 경기였다. 차르스코 셀로는 전반 26분 상대편에 점수를 내줬으나, 후반 28분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에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득점에 성공하면 2부리그로의 추락은 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전담 키커가 아닌 유수파 야파가 공을 차려고 하자, 갑자기 구단주인 스토인 마놀로프가 경기장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마놀로프는 야파가 들고 있던 공을 빼앗으며 다른 선수에게 공을 차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야파가 항의하자 마놀로프는 그를 손으로 수차례 밀치기도 했다.
페널티킥은 결국 마놀로프가 지목한 마틴 카브단스키가 맡았다. 하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경기는 결국 무승부로 끝났고, 차르스코 셀로는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카브단스키의 실축 후 야파와 마놀로프가 경기장 밖에서 실랑이하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마놀로프는 이튿날 팀 해체를 발표했다. 그는 “1부 리그에서 3년을 보낸 이 클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다음 시즌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며 “불가리아 축구팀에 투자하는 건 돈을 잃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선수, 코치, 직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날 경기장에 들어가 키커를 교체한 일에 대해선 “그날 경기에서 페널티킥 기회를 모두 날렸다. 막판 기회를 잡았을 때 누가 공을 찰 지에 대해 선수들 간 갈등이 있었다”며 “우리 팀에게 많은 것을 기여한 카브단스키가 공을 찰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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