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휘부 전원 물갈이..9년만에 육사출신 합참의장
9년만에 육사 출신 합참의장
北 도발 대비 軍 안정에 무게
한미 동맹강화 고려한 인선
해군·공군총장 이종호·정상화
전임자 임기 1년도 안돼 교체
안보지원사령관 황유성 대행
25일 정부는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대장급 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정부는 이번 인사를 통해 문재인정부 때 군 인사에서 두드러졌던 비(非)육군·육사 출신 중시 기조를 바꿔 육군·육사 출신 장성들을 전진 배치했다. 또 새 정부 외교안보 정책에서 화두인 '한미동맹 강화'를 염두에 둔 인선 결과를 보여줬다.
김승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합참의장에 정식 임명되면 9년 만에 육사 출신 의장이 나오게 된다. 육사 출신은 2011~2013년 재임했던 정승조 합참의장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박근혜정부 합참은 최윤희(해군사관학교 31기), 이순진(육군3사관학교 14기) 의장 체제로 운영됐다. 문재인정부에서도 정경두(공군사관학교 30기), 박한기(학군사관 21기), 원인철(공사 32기) 등 학군이나 3사, 혹은 해·공군 출신들이 합참의장으로 선택됐다.
합참의장에 낙점된 김 후보자는 대위 시절이던 1992년 야전 중대장으로서 침투한 무장공비 4명과 교전을 벌여 전원 사살하는 데 공을 세워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육군참모총장도 육사 출신 박정환 합참차장(55·육사 44기)으로 교체됐다. 이들은 모두 한미연합사 작전참모부 차장을 역임한 한미 연합작전 전문가다. 합참의장과 육참총장이 모두 한미 연합전력 운용에 해박한 육사 출신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당초 군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첫 합참의장으로 육사 44기인 박 차장을 승진 기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육사 42기인 김 후보자를 선택해 기수 파괴 대신 안정을 기했다.
해·공군참모총장은 전임자가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은 시점에서 교체됐다. 특히 해군참모총장 자리는 6개월 만에 주인이 바뀌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수뇌부 인사 주기가 다르기는 하나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폭 교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기가 보장되면 좋겠지만, 군 지휘체계를 조기에 확립하기 위해 (해군참모총장 인사도) 같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군참모총장으로는 이종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56·해사 42기)이 내정됐다. 정부는 이 내정자에 대해 "합동, 해상작전 분야 전문가로서 전략적 식견과 상황 판단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탁월한 업무 추진력과 조직 관리 능력으로 상하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군참모총장으로 낙점된 정상화 합참 전략기획본부장(58·공사 36기)은 KF-16 전투기를 주 기종으로 하며 3100여 시간의 비행 기록을 보유한 전투조종사 출신이다. 공군은 정 내정자가 핵·WMD대응센터장과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을 공군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안병석 육참차장(54·육사 45기)이, 지상작전사령관에는 전동진 합참 작전본부장(55·육사 45기)이 각각 임명됐다. 신희현 제3군단장(55·학군 27기)은 제2작전사령관에 낙점됐다.
또 정부는 군사안보지원사령관에 황유성 소장을 대리 보직했다. 정부는 "능력과 자질, 도덕성을 갖춘 우수 인재 등용에 중점을 뒀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따라 지휘체계가 조기에 안정적으로 확립돼야 하는 점도 고려했다"며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합참의장 후보자 외에 이번에 군 수뇌부로 임명된 각군 중장들은 모두 대장으로 승진·보임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김 후보자를 제외한 인사 대상자들은 윤 대통령이 26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할 예정이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은 정부가 군 지휘부를 임기에 관계없이 전원 교체한 것이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는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해군참모총장과 공군참모총장을 교체했다"면서 "임기와 관계없이 대장급 장성 인사를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이전 정부의 인사를 부정하고 입맛에 맞는 인사만을 중용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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