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단거리 첫 섞어쏘기..한미일 동시 타격 능력 과시
6시, 6시37분, 42분 세차례
합참 "전략적 함의 크다"
첫 발은 '화성-17형'에 무게
2번째는 고도 20km서 소실
◆ 北 미사일 도발 ◆
북한이 ICBM과 다른 종류의 미사일을 함께 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 시 대북 메시지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도발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은 이날 한·미·일을 동시 타격할 수 있는 핵투발 수단을 과시하며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렸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와 6시 37분, 6시 42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각 1발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ICBM으로 추정된 첫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60㎞, 고도는 약 540㎞, 속도는 마하 8.9(시속 1만894㎞)로 탐지됐다. 합참은 두 번째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20㎞에서 소실됐다고 밝혔다. 이어 SRBM으로 추정되는 세 번째 미사일은 760㎞를 비행했고, 최대 고도는 약 6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속도는 마하 6.6(시속 8078㎞)이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날 처음 발사된 북측 미사일이 신형 ICBM인 '화성-17형'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김 차장은 북한이 이번 발사를 통해 핵투발이 가능한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ICBM은 물론 SRBM에도 핵탄두를 탑재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주한·주일 미군에 대한 전술핵무기 선제공격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날 군이 탐지한 첫 번째 미사일의 구체적인 제원은 지난 2월 25일과 3월 5일 발사된 화성-17형과 비슷하다. 군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 미사일에 연료를 가득 주입하고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정권을 미국 본토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군당국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미사일은 상하기동(풀업) 기능을 갖춘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일 개연성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 20㎞에서 레이더에서 사라진 두 번째 미사일은 도중에 폭발했을 공산이 크다.
다만 군당국은 해당 미사일이 실제로 발사에 실패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대내외적으로 공개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만일 공개한다면 지난 2~3월과 마찬가지로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중요 시험'으로 포장할 수도 있다.
정부는 북한이 ICBM 발사에 이어 전술핵무기용 핵탄두를 만들기 위한 7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이날 김 차장은 "북한 핵실험장인 풍계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풍계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에 앞서 핵기폭장치 작동시험을 하는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서로 다른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몰아치기식으로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를 한·미·일을 사정권에 둔 핵무력의 다종화 성과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견해를 펼쳤다.
[김성훈 기자 /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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