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첫 NSC "한·미 연합방위" 강조..새 정부 안보전략 시험대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미사일 3발을 발사한 데 대해 “한·미 정상 간 합의된 확장억제 실행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등 실질적 조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하는 등 군사적으로도 한·미 공동대응에 나섰다. 윤 대통령 취임 보름만에 북한의 무력시위가 본격화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력에 방점을 둔 새 정부의 한반도 안보전략이 조기에 시험대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벙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NSC를 주재한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상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각 부처는 관련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국민의 일상생활과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NSC) 참석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국제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날 NSC는 오전 7시35분부터 1시간 3분동안 열렸다. NSC 사무처장을 겸하는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한 데 대해 “(이날 도발은) 북한이 기존에 해오던 핵미사일 능력 개량 과정 측면도 있지만 임박한 국내 정치일정에 개입하려는 시도, 새 정부의 안보 대비태세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도 포함됐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귀국 시점과 맞물린 점도 “한·미에 함께 던지는 전략적 메시지로 판단했다”고 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부를 대표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면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향후 대응은 한·미 공조에 기반하되, 이전보다 강경한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차장은 브리핑에서 “모종의 군사 조치가 있었을 때는 반드시 거기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을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한 정부 대응 원칙의 하나로 꼽았다. 김 차장은 “추가적인 북한의 미사일나 핵실험이 있을 경우 오늘은 비교적 절제되고 상호 긴장을 상승시키지 않는 국면에서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면 앞으로 도발 양태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들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 담긴 확장억제력 강화 방안도 조만간 구체적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한·미 연합훈련 확대 논의 등이 담겼다. 이날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각각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고 양국 공조 문제를 논의했다. 김 차장은 “(박 장관, 김 실장과 미국 측의) 대화 내용의 공통점은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서 즉시 공조한다, 함께 대처한다,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억지능력을 확고히 재확인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취해 나갈 것에 합의한다는 내용도 오갔다.
대통령실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이행 방안을 다룰 5개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 국방비서관이 총괄하는 확장억제 TF, 사이버안보비서관이 총괄하는 사이버안보 협력 TF, 경제안보비서관이 맡는 한·미 경제안보 TF가 포함됐다. 원자력 협력 TF와 인도·태평양 전략 TF도 설치됐다.
유정인·심진용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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