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알아서 수천억씩 증액해주니..국토부도 마음 놓는다는 OO예산
국회 심사 거치면 되레 늘어
경제성 뒷전 "예산낭비 전형"
교통 관련 사업 제외하면
국토부 전체예산은 매년 줄어
국토교통부는 고민이다. 국토부는 작년 6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충청권 광역철도 계획은 포함시켰지만 청주 도심 지하철 구간은 뺐다.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비용은 2조1022억원인데 청주 도심을 지나는 노선을 새로 뚫으면 공사비가 3조4404억원으로 치솟는다. 국토부는 해당 구간에 대해 기존 충북선 철로로 대체하자고 제안했으나 충북도·청주시 모두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에서는 지하철을 지어도 매년 이용객이 5000만명에 이르지 않으면 연간 약 500억원의 이용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에 허덕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청주 도심을 경유하는 노선을 포함한 최적의 대안을 검토·추진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정치권·여론의 압박이 거세지면 사업성이 떨어져도 추진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3월 대선과 다음달 지방선거가 잇따라 치러지는 가운데 이처럼 비용과 경제성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정치권의 도로·철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특히 지역 균형발전 명분을 앞세운 교통 SOC 투자 확대는 선거철뿐 아니라 매년 예산 시즌마다 반복되는 양상이다.
매일경제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정부가 제출한 본예산안과 국회에서 의결한 확정예산을 비교해본 결과, 국토부 소관 사업 중 도로·철도 분야는 매년 수천억 원에서 최대 1조원씩 국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됐다. 국토부나 여타 부처의 다른 사업은 재정 건전성을 앞세워 대부분 감액하거나 소폭 증액하는 데 그치지만 도로·철도만은 예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철도 예산은 국회에 나가서 굳이 (예산 필요성을) 방어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도로 사업 예산은 320억원 정도 감액한 2017년을 제외하면 2018년(증액 폭 4729억원)·2019년(4447억원)·2020년(3549억원)·지난해(1481억원)는 물론 올해(1176억원)까지 국회 심사를 거치면서 더 불어났다. 철도 예산도 2017년 국회에서 정부안보다 3395억원 늘렸고 2019년(5553억원)·2020년(2682억원)·작년(2901억원)·올해(2573억원)까지 증액됐다.
2019년 본예산의 경우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토부 전체 예산안은 42조6539억원이었다. 국회는 이를 43조2191억원으로 약 5652억원 늘려 의결했다. 도로·철도 예산만 발라내면 국회 확정 규모가 11조3005억원으로, 정부안 대비 무려 1조원 늘었다. 2018년도 국토부 확정 본예산도 40조4059억원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6546억원이 늘었는데, 도로·철도 예산은 11조868억원으로 9555억원 불었다. 국회에서 다른 사업 예산은 깎으면서 도로·철도는 대폭 늘려준 것이다. 올해 본예산 역시 국토부 전체 예산은 60조7995억원으로 국회에서 약 1344억원을 감액한 반면 도로·철도 예산(16조9006억원)은 오히려 3749억원 증가했다.
[이종혁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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