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처분' 엘앤에프 5% 하락..셀트리온헬스케어에 시총2위 내줘
오버행 부담 부각되며 급락
일각선 "유상증자보다 낫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 대비 5.15% 하락한 25만4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엘앤에프의 시가총액은 9조1333억원을 기록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9조5051억원)에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엘앤에프는 지난 24일 장 마감 후 보유하던 자사주 100만주에 대해 처분 결정을 내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엘앤에프가 보유한 총 자사주 규모(373만8611주)의 26.7%다.
처분 가격은 27만6600원으로 현재 시세보다 약 8% 높지만 처분 예정 기간이 오는 8월 23일까지여서 향후 가격이 조정될 수 있다. 엘앤에프는 자사주 처분을 통해 2766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엘앤에프는 해당 자금을 해외투자와 시설·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엘앤에프의 보유 자사주가 많은 배경엔 2015년 자회사였던 엘앤에프신소재와의 합병이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엘앤에프가 보유한 자사주는 20만380주, 엘앤에프신소재에서 전환된 자사주는 353만8231주였다. 당시 주가(8882원)로 계산하면 자사주 보유 가치만 332억원에 달했다. 현재 엘앤에프의 자사주 가치는 약 9500억원으로 28배가량 증가했다.
앞서 엘앤에프는 지난 19일 LG에너지솔루션 등과 7조1953억원 규모의 양극재 거래 물량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엘앤에프 매출액 대비 74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공시 후 주가는 하루 8.51% 급등했다.
이번 자사주 처분 소식은 대규모 수주 공시 이후 5일 만에 나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호재를 통해 주가를 올린 뒤 고점에서 차익을 실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증시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는데 8월까지 잠재적인 매도 물량 부담이 있기 때문에 향후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이번 자사주 처분이 장기적으로 악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만약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면 주주 가치 희석이란 부정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채를 늘릴 경우에도 높은 이자비용 부담으로 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매각하기 위해 기존에 시장과 소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예고 없이 나온 상황은 아니다"며 "대부분 기업은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를 택하는데, 이 경우 주주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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